“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서비스는 보험업법 개정을 통해 이뤄낸 국민과의 약속입니다. 10월에 시행이 예정돼 있는 만큼 앞으로 직접 챙기겠습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8일 서울 영등포구 보험개발원에서 10개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열고 “초기 인프라 비용과 의료계와의 협조 등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4000만 보험 소비자와 약속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추진해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보험사 대표들은 준비에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서비스는 10월 25일부터 30병상 이상 모든 병원에서 시행된다. 병원이 보험사에 보험료 청구를 위한 전자문서를 직접 전달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자문서를 관리하는 전자의무기록(EMR) 업체의 참여가 필요한데 다수 업체가 비용 부담을 이유로 참여를 주저하고 있다. ★본지 8월28일자 1·5면 참조
올해 보험 업계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새 회계기준(IFRS17)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IFRS17 회계제도 도입을 기화로 오히려 단기 성과 상품의 출혈 경쟁을 펼친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IFRS17 개선 과제를 올 10월까지 검토를 마무리하고 올해 말 결산부터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IFRS17 제도 도입 이후 첫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건전한 수익 증대와 부채 관리 등 리스크 관리를 선제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보험 법인대리점(GA)에 금융회사 수준의 책임을 부여하는 보험판매전문회사 제도와 보험사의 판매 채널 관리 책임 부여 등 판매 채널 개선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GA는 여러 보험사와 계약을 맺고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업체다. GA가 모집을 하면서 계약자에게 손해를 입혀도 보험사가 배상 책임을 우선 지도록 돼 있어 GA의 불완전판매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많았다.
보험 업계는 요양 산업 등 신사업 진출을 위한 자회사 규정 및 겸영·부수업무 확대를 건의했다. 김철주 생보협회장은 “IFRS17, 신지급여력제도(K-ICS) 개선 과제들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며 “초고령사회에서 생보 업계의 역할 강화를 위해 실버·요양 산업 진출 활성화 등 신사업 추진에 대한 금융 당국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병래 손보협회장은 “의료개혁특위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비급여 관리 강화 및 실손 상품 구조 개선 등 공·사보험 모두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높일 수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승우 화재보험협회 부이사장은 “전기차 화재 등을 계기로 리튬이온 배터리 위험관리 업무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리튬이온 배터리 관리 체계 개선을 위한 보험 업계와의 연계 강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허창언 보험개발원장은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시스템의 차질 없는 시행을 위해 매진 중”이라며 업계와 의료계에 지속적인 협조와 지원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