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환 전 대통령 민생특보가 구조조정 전문기관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 상임감사에 선임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준공공기관 성격의 금융기구에 관련 경력이 전무한 친윤 인사가 선임된 것. 유암코 감사직은 또다시 ‘낙하산 인사’가 꿰찼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암코는 지난달 12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주 전 민생특보를 상임감사로 선임했다. 임원추천위원회가 후보자를 추천했고 주총에서 최종 선임했다. 임추위는 전국은행연합회장과 유암코 주요 주주인 한국산업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국내 시중 금융기관의 대표로 구성됐다. 상임 감사 연봉은 3억 3600만 원이다.
유암코 상임감사직은 그동안 정권과 관련 있는 인물들이 임명됐다. 2009년 설립 이후 주 전 특보를 포함해 총 6명의 상임감사가 선임 됐는데, 이 가운데 4명이 정권과 직간접 관련 인사였다. 초대 상임감사인 문일재 전 감사(2009.10~2013.3)는 이명박 정부 당시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비서관 출신이다. 김희락(2016.09~2019.3) 전 감사는 박근혜 정부 당시 국무총리 정무실장을 지냈다. 황현선(2019.3~2021.9) 전 감사는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주 전 특보는 대검찰청 검찰수사서기관 출신이다. 윤 대통령이 광주지검 특수부 검사로 근무하던 2003∼2005년, 그리고 2011년 대검 중수부로 파견됐을 당시 함께 근무하며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2022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정무사법행정분과전문위원을 맡기도 했다.
유암코 상임감사는 투자 업무 전반에 관한 감독 권한을 갖는다. 유암코 정관 제36조 감사의 직무에 따르면 ‘감사는 회사의 회계 및 업무를 감사하고, 이를 주주총회에 보고한다.’고 정하고 있다. 구조조정 투자부터 관리까지 관련 업무처리 전반을 감사해 회계 부정 등의 리스크를 막아야 하는 책임이 있다.
일각에서는 전문성 평가를 배제한 ‘깜깜이 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주 전 특보가 구조조정 관련 업무 경력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유암코는 부실채권 매입과 기업 구조조정 업무를 맡기 때문에 투자 난이도가 높고, 리스크 관리도 중요한 편이다. 금융권 내 배테랑들이 유암코에 다수 포진해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편, 지난 2022년 9월 취임한 이상돈 유암코 대표도 야당 등의 반발 등 논란이 인 바 있다. 이 대표는 외환은행 부행장과 도이치모터스 고문을 맡았으며,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대선후보 시절 전현직 금융인 110명 지지 선언에 힘을 보탠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