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불법 공매도’ 과징금 불복 소송서 패소


외국계 금융회사가 제기한 불법 공매도 과징금 취소 소송에서 금융위원회가 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가 불법 공매도를 이유로 부과한 과징금에 대한 불복 소송이 여러 건 제기된 가운데 첫 패소다.


2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23일 외국계 금융회사인 케플러 쉐브레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를 대상으로 제기한 과징금 취소소송에서 원고 전부 승소 판결했다. 해외 운용사와 국내 증권사 사이에서 주문을 중개한 케플러의 불법 공매도 의도가 없었고, 과징금 산정 근거가 된 공매도 주문금액 산정에도 오류가 있었다는 것이다.


증선위는 지난해 7월 불법 공매도를 이유로 케플러에 과징금 10억 6300만 원을 부과했다. 2021년 9월 펀드가 소유하지 않은 SK하이닉스 보통주 4만 1919주를 매도하면서 무차입 공매도를 했다고 지적했다.


당국에 따르면 법원은 무차입 공매도가 이뤄진 사실 자체는 인정했으나 과징금 산정 기준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 공매도가 이뤄진 주문 내역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가 주요 쟁점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소송 결과로 불법 공매도 과징금을 놓고 진행 중인 다른 소송에도 영향이 미칠지 관심이 커진다. ESK자산운용, BNP파리바 등은 불법 공매도 등으로 부과된 과징금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금융위 관계자는 “판결문을 검토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며 “사실관계와 쟁점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다른 소송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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