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 지분 더 늘린 이재웅 '경영권 굳히기'

10개월간 500억 들여 8.46%로
연합군과 합치면 44.27% 육박
롯데렌탈, 내달 SK서 지분 사도
격차 9.5%P로 커져 '안정적 방어'
"실적반등 가능성에 매수" 분석도

이재웅 전 쏘카 대표. 서울경제DB

쏘카(403550) 최대 주주인 이재웅 전 대표가 지난해 11월부터 약 10개월 간 약 500억 원 규모의 쏘카 주식을 사모으면서 ‘경영권 굳히기’에 나섰다. 다음 달 2대 주주로서 위치를 굳히는 롯데렌탈(089860)과의 혹시 모를 경영권 분쟁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대표 측이 적극적인 지분 매입으로 롯데렌탈의 지분율 차이가 10%포인트 가량 벌리는 데 성공하면서 일단 경영권 방어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란 반응이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26일까지 쏘카 주식 11만 3406주(0.35%)를 매수했다. 이 기간 사들인 주식은 21억 6594만 원 규모다. 이번 매수를 통해 이 전 대표의 지분율은 8.46%로 종전 8.12%에서 0.35%포인트 올랐다. 이를 비롯해 이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부터 주식 매입에 500억 원을 투입했다.


본인 지분에 더해 이 전 대표는 연합군을 확보하며 지배 구조를 다지고 있다. 이 전 대표가 설립한 소쿠리(SOQRI)와 소풍은 지난해 8월 설립한 박재욱 쏘카 대표 및 그의 '브라보브이파트너스'·'포보스', 쏘카 자회사인 모두컴퍼니 김동현 대표, 나인투원 배지훈 대표 등과 공동경영 계약을 체결했다. 5월에는 알토스벤처스와도 공동경영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알토스 코리아 오퍼튜니티 3호 펀드’(1.14%), 박희은 알토스벤처스 파트너가 최대주주인 ‘넥스트펀드 개인투자조합’(0.01%)이 동맹에 합류했다.





이 전 대표의 적극적인 주식 매입은 경영권 위기 신호를 감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음 달 강력한 2대 주주로 자리매김하는 롯데렌탈이 주식을 추가로 매수할 경우 경영권을 두고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다. 이 같은 위협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주식 매입이라는 해석이다. 롯데렌탈은 지난해 8월 SK(034730)로부터 17.91%를 사들인 데 이어 같은 해 11월 최대주주 측의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 행사에 따라 지분 3.18%를 매수하기로 결정했다. 롯데렌탈의 지분율은 거래 종료 예정일인 다음달 13일에 기존 25.74%에서 34.69%까지 늘어난다.


적극적인 우군 확보로 혹시 모를 경영권 분쟁이 벌어져도 ‘이 전 대표 연합’이 유리한 고지에 섰다는 평가다. 이 전 대표가 매수를 중단한다고 하더라도 다음 달 롯데렌탈과 지분율 격차가 9.58%포인트로 벌어진다. 공정거래위원회도 1월 승인기업결합신고를 승인하면서 롯데렌탈이 쏘카의 주식 19.7%를 취득하더라도 현재 단계에서 쏘카의 경영 전반에 대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을 제외하면 기타주주의 지분이 약 21% 수준인데 유통물량은 10% 내외이기 때문에 차이를 뒤집기에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GS칼텍스가 롯데렌탈을 상대로 쏘카 주식 취득 금지 가처분 신청한 것도 롯데렌탈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GS칼텍스는 2018년 롯데렌탈의 카셰어링 서비스인 그린카 지분 10%를 취득했다. 회사는 롯데렌탈의 쏘카 지분 매수가 경업금지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가 쏘카의 성장 전략을 지지하기 위해 주식을 사모으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쏘카는 2분기까지 실적 악화로 주가가 부진했는데 이 전 대표는 향후 반등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쏘카가 올해 하반기부터는 안정적인 수익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 전 대표는 쏘카가 시장에서 저평가됐다고 판단해 주식을 매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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