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일 발사’ 스페이스X 유인 우주선에 쏠린 눈

유인 우주유영 임무 '폴라리스 던'
정거장 없이 민간 독자방식 첫 시도
블루오리진도 유인 우주비행 나서

스페이스X의 새로운 유인 우주선이 전 세계 항공우주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성공 시 뉴스페이스(민간 주도의 우주개발), 특히 우주관광 같은 상업용 우주수송 시대를 열 기폭제가 될 ‘사상 첫 민간인 우주유영’이라는 도전적 임무를 내걸었기 때문이다.


29일 외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이르면 30일 오후 미국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유인 우주비행 임무 ‘폴라리스 던’을 수행할 우주선 ‘크루드래건’을 우주발사체(로켓) ‘팰컨9’에 실어 발사한다.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비행 임무 ‘폴라리스 던’. 사진 제공=스페이스X

폴라리스 던은 인간이 우주에서 거주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수행하는 스페이스X의 ‘폴라리스 프로그램’의 첫 번째 임무다. 미국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을 제외하면 인류가 지구로부터 가장 멀리 벗어나는 1400㎞ 거리를 비행하는 동시에 탑승객이 2시간 동안 우주선 밖으로 나가 헤엄치는 우주유영도 이번 임무에 포함됐다.


우선 1400㎞ 궤도는 인류가 달과 그 너머 심우주로 나가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관문과도 같다. 이 궤도는 지구 자기장에 막힌 태양풍이 집중적으로 모여 이루는 방사선층인 ‘밴앨런대’에 속해있다. 유인 우주선이 먼 우주로 나아가려면 이 방사선층을 지나가야 하며 이 과정에서 방사선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탑승객의 건강과 통신장치 고장 등 문제를 잘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스페이스X는 이번 임무에서 이와 관련한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업계 관심을 끄는 임무는 우주유영이다. 우주유영은 이제껏 미국 주도의 400㎞ 궤도 ‘국제우주정거장(ISS)’이나 중국 ‘톈궁’과 같은 우주정거장을 거점 삼아 이뤄져왔다. 우주정거장에는 에어로크라는 격리된 감압실이 있어, 우주 비행사는 우주복 내 공기 외엔 공기가 없는 저기압의 우주공간으로 나가기 전에 이곳에서 기압 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 고압의 물속에 잠수했다가 갑자기 물밖으로 나오면 온몸 혈관에 공기 방울이 생겨 통증과 인체 손상을 유발하는 잠수병에 걸리는 것처럼, 갑자기 우주공간으로 나갈 때도 감압병에 걸릴 위험이 있다.


700㎞ 궤도에서 이뤄지는 이번 우주유영은 우주정거장의 에어로크 없이 시도된다는 점에서 업계 주목을 받는다. 성공한다면 국가 인프라 지원 없이 민간기업 스스로 우주관광 등 상업용 유인 우주수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진정한 뉴스페이스 시대를 한발짝 앞당기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는 에어로크가 없는 대신 우주선 실내 전체의 공기를 서서히 빼내고 방법을 고안했다. 기압을 0.59기압으로 낮추고 탑승객들은 여기에서 45시간 동안 적응하는 사전 호흡 과정을 거친다. 우주유영에 나서는 인원은 2명이지만 탑승객 4명 모두 저기압·초저온의 우주환경에 노출된다. 스페이스X는 탑승객의 선외활동(EVA)을 위한 새로운 우주복을 개발해 이번에 처음으로 시험하게 된다.


블루오리진도 이날 새로운 유인 우주비행에 나서고 버진갤럭틱은 6월까지 7차례 우주비행을 실시하는 등 경쟁사들도 자사 기술력을 지속 고도화 중이다. 다만 이들의 비행 고도는 지구 대기와 우주 간 경계인 100㎞ 궤도의 ‘카르만 라인’ 근방으로 이번 스페이스X의 폴라리스 던보다는 훨씬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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