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시황] 삼전‧하이닉스 7500억 판 외국인‧기관…코스피 1% ‘뚝’

29일 코스피는 27.55포인트(1.02%) 내린 2662.28로 장을 마쳤다. 이날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엔비디아 쇼크에 외국인과 기관이 반도체 투톱을 7000억 원 넘게 팔아치우면서 코스피가 1% 넘게 하락했다. 2차전지 업종이 간만에 상승폭을 키우면서 지수 하락폭을 일부 만회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27.55포인트(1.02%) 내린 2662.28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32.65포인트(1.21%) 내린 2657.18에 출발한 이후 낙폭을 일부 회복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6.46포인트(0.85%) 내린 756.04에 마감했다. 코스닥은 직전 거래일보다 6.17포인트(0.81%) 내린 756.33에 출발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220억 원, 2663억 원씩 순매도했다. 개인이 모든 물량을 받아내며 6257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33억 원, 1165억 원씩 팔아치운 반면 개인은 1951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특히 외국인은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주를 대거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005930)를 3356억 원, SK하이닉스(000660)를 1353억 원씩 순매도했다. 한미반도체(042700)(-667억 원), HD현대일렉트릭(267260)(-291억 원), 이수페타시스(007660)(-184억 원) 등도 적극적으로 팔았다. 기관투자가 역시 삼성전자를 1618억 원, SK하이닉스를 1103억 원씩 순매도했고 HD현대일렉트릭(-332억 원), 이수페타시스(-309억 원), 한미반도체(-187억 원)도 팔았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AI 반도체 관련주를 대거 팔아치운 것은 엔비디아 실적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28일(현지 시간) 올해 2분기(5~7월) 매출 300억 달러, 순이익 166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2%, 168%씩 늘어난 것이며 시장 예상치를 소폭 상회한 수치다.


하지만 이러한 엔비디아의 실적이 높을대로 높아진 시장 기대치를 충족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엔비디아의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8% 넘게 하락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AI 열풍이 오랜 기간 지속된 와중에 1분기 대비 매출 성장률이 15.3%에 머물자 성장 속도가 꺾이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불거진 탓이다. 지난해 2분기 매출은 1분기 대비 87.8% 올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결국 주가 하락의 원인은 ‘비싸다’는 인식인데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의 성장이 2026년 이후의 미래까지 연장되길 희망했으나 그 기대치를 반영하지 못했다”며 “엔비디아의 주가 조정 이후 미래 수익에 대한 저울질과 적정 주가에 대한 논의가 앞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3.14%, 5.35%씩 급락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 중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6.11%), 기아(000270)(1.91%), KB금융(105560)(1.28%), 삼성SDI(006400)(5.60%), LG화학(051910)(2.23%) 등이 강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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