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에 올 상반기 저축은행 업권의 연체율이 8%대로 치솟았다. 반기 기준으로 놓고 보면 2015년 말 이후 8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8.36%로 지난해 말보다 1.81%포인트나 늘었다. 1분기보다는 0.44%포인트 하락했지만 반기 기준으로는 2015년 12월 말(9.2%) 이후 가장 높다.
특히 PF 부실 영향 등에 따라 기업대출 연체율이 11.92%로 전년 말 대비 3.90%포인트 치솟았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2월 말보다 0.21%포인트 하락한 4.80%였다.
특히 일부 저축은행의 PF 펀드 ‘꼼수 매각’에 따른 착시 효과가 없었다면 연체율은 더 상승했을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올 상반기 5100억 원 규모의 PF 정상화 펀드를 조성했는데 이 펀드로 PF 사업장을 매각한 일부 저축은행이 PF 펀드 매수자로 참여해 부실채권을 ‘파킹’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박상원 금감원 중소서민금융 부원장보는 전날 “일부 저축은행들이 펀드를 통해 연체율을 개선한 부분이 있다”며 "이러한 매각이 바람직한지 진성 매각 기준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11.52%로 10%를 돌파했다. 전년 말(7.75%) 대비로는 3.77%포인트, 2022년 말(4.08%)보다는 7.44%포인트나 급등했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이날 진행한 기자 간담회에서 “부실채권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자구 노력을 통해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안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영업 환경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연체율 상승 가능성이 내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3800억 원대 손실을 기록한 저축은행업권은 내년 상반기까지도 흑자 전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 회장은 “이자 수익 감소 폭과 충당금 적립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흑자로 전환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다만 적자 폭은 이전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손실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자본 적정성과 유동성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