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의 구조 훈련…바다 수영중 간식 맛 못잊죠"

첫 여군 심해잠수사 문희우 해군 중위
SSU 12주간 고강도 과정 견뎌내
체력소진후 인명구조훈련 가장 혹독
긴머리도 싹둑, 포기 않겠다 다짐
세계최고 SSU 일원돼 큰 자부심
국민생명 수호 해난구조 전문가될것

여군 최초로 심해잠수사(SSU)가 된 문희우 중위가 ‘세계 최강 SSU’ 동상 앞에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해군

여군 최초로 심해잠수사(SSU)가 된 문희우 대위(진)이 ‘세계최강 SSU’ 동상 앞에서 화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해군

여군 최초로 심해잠수사(SSU)가 된 문희우(오른쪽 두 번째) 중위가 고무보트(CRRC) 운용 훈련을 받으며 노를 힘차게 젓고 있다. 사진 제공=해군

“국민과 전우의 생명을 지키겠다는 꿈을 이루게 됐습니다. 첫 여군 심해잠수사로 새로운 도전자가 나오기 전까지 유일한 여군 심해잠수사인 만큼 후배들이 나를 보고 도전할 수 있도록 해난구조 전문가로 성장할 겁니다.”



12주간의 강도 높은 지옥 훈련을 견뎌내고 30일 경남 진해 해난구조전대(SSU·Sea Salvage & rescue Unit) 실내전투훈련장에서 심해잠수사 휘장을 수여받은 문희우(27·사진) 해군 중위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해난구조 능력을 갖춘 대한민국 해군 SSU의 일원이 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위 진급이 예정된 문 중위는 대한민국 해군 사상 첫 여군 심해잠수사다. 이날 열린 해난구조전대 해난구조 기본 과정 수료식에서 장교 9명과 부사관 24명, 병 31명 등 교육생 64명이 수료하고 심해잠수사가 됐다.



그는 남군과 동일한 기준의 체력·수영 검정을 거친 뒤 교육과정에 입교했다. 특히 해난구조 기본 과정에는 여군도 단발머리로 입교해야 한다. 어깨까지 내려오던 긴 머리를 1㎝쯤 남기고 모두 잘랐다는 문 중위는 “머리가 길면 수영을 비롯한 각종 훈련을 받는 데 방해가 될 것 같아 잘랐다. 머리를 자르면서 절대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이겨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별 차이보다는 동기들과 많게는 여덟 살 차이가 날 정도로 교육생 중 나이가 가장 많아서 훈련 후 신체 회복 속도가 더뎠던 것 같다”며 “체력 훈련을 따라가는 데 애를 먹었다. 훈련받는 내내 하루하루가 나의 한계를 시험하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문 중위에게 가장 어려웠던 훈련은 5주 차 인명 구조 훈련이었다. 대학 시절 이미 인명 구조 자격을 취득했지만 SSU의 인명 구조 훈련은 상상을 뛰어넘었다고 한다. 그는 “물속에서 타인의 생명을 구한다는 것은 구조자 자신도 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로 위험한 일이기에 교관들도 극한 상황을 가정해 훈련을 진행했고 뜀 걸음과 체조, 수영, 중량물 입영을 하며 체력을 거의 소진한 상태에서 인명 구조 훈련이 시작됐다”며 “이함(移艦) 훈련을 위해 10m 높이의 다이빙대에 섰을 때 생각보다 너무 높은 느낌이 들어 긴장됐지만 막상 뛰어내리고 나서는 한계를 깬 것 같아 개운한 기분이 들었다”고 귀띔했다. 또 “장거리 바다 수영 도중 먹은 초코빵·에너지바·사탕이 기억난다”며 “바다에 떠서 바닷물과 달콤한 간식이 함께 입에 들어갈 때 ‘단짠단짠’의 느낌은 고급 디저트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특별한 맛으로 고강도 훈련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됐다”고 떠올렸다.



남군과 같은 기준을 통과해 ‘여군 최초’ 타이틀을 거머쥔 문 중위는 지원 동기에 대해 “대학 시절 생활스포츠지도사 2급 자격증(수영·보디빌딩), 스쿠버다이빙 어드밴스 자격증, 인명 구조 자격 등을 취득할 정도로 물과 친숙했다”며 “물에서 남을 돕거나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었다. 바다에서 국가에 헌신하는 해군과 각종 해상 재난 사고 현장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SSU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체육학·해양학을 전공한 문 중위는 학사사관후보생 132기로 입대해 2022년 6월 해군 소위로 임관했다. 호위함 대구함에서 항해사, 해군교육사령부에서 군수계획담당으로 근무하다 올해 해난구조 기본 과정에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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