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가 서울 아파트 매수시장의 새로운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40대 매입 비중이 33.2%로, 30대(31.5%)를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추월했다.
4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이 30대를 넘어선 것은 2022년 8월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통계 공개 이후 30대와 40대는 서로 엎치락뒤치락하다가 아파트값이 강세로 돌아선 2020년 1월부터 30대 비중이 40대를 역전하기 시작했다. 특히 2021년 1월에는 30대 '영끌족'의 패닉바잉으로 30대 매입 비중이 사상 최대인 39.6%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올해 6월부터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다. 40대 매입 비중이 31.53%로, 31.56%인 30대와 비등해졌고, 7월에는 마침내 역전에 성공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40대가 30대에 비해 집값이나 금리 변동에 더 신중한 반응을 보인다고 평가해왔다.
이러한 40대의 매수 증가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값이 전고점에 육박하는 등 1년 넘게 상승세가 지속되자 그간 관망하던 수요자들의 불안 심리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정부가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시기를 7월에서 9월로 연기하자 대출 규제 강화 전에 주택 구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40대는 30대에 비해 가정의 경제적 부담이 큰 만큼 대출 규제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신생아 대출이나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등 저리의 정책자금 이용이 가능한 30대와 달리 40대는 이러한 혜택을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구별로 살펴보면, 전통적으로 40대 매수 비중이 높은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에서 7월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더불어 통상 30대 매수가 많은 강북 지역에서도 40대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마포구에서는 7월 아파트 40대 매수 비중이 36.9%로 30대(31.8%)를 앞질렀고, 최근 아파트값이 크게 오른 성동구에서도 40대(32.8%)와 30대(37.4%)의 격차가 줄어들었다.
40대의 적극적인 매수세에 힘입어 7월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8,726건을 기록, 2020년 7월(11,170건) 이후 4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그러나 8월 들어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 인상과 가계부채 축소 정책, 그리고 9월부터 시행되는 2단계 스트레스 DSR 등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40대의 매수세가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
실제로 8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신고 건수는 3,107건으로, 7월 거래량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