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학과 전문의·의대교수 "응급의료 위기 부정 말라… 정책실패 인정해야"

정부 응급의료 대책에 "눈가리기 식"
"'문만 열고 있으면 정상' 국민 속여"

1일 충북 충주시 건국대 충주병원 응급의료센터 현관문에 ‘임시폐쇄’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 병원은 응급실 전문의 7명 중 5명이 사직하면서 이날부터 응급실을 제한 운영하기로 했다. 충주=연합뉴스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의대 교수들이 추석연휴를 앞두고 커지는 ‘응급실 위기’ 우려에 대해 “현 정부의 대책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며 “책임자를 문책하고 정책 실패를 인정하라”고 주장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비상대책위원회와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1일 공동 입장문에서 “응급실 위기라는 현 상황을 부정한 채 내놓은 부적절하고 눈 가리기 식 대책은 현 상황을 악화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현장은 절체절명의 위기라는데 대통령은 아무 문제가 없으며 위기가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고 있다”며 “사력을 다해 버텨오던 응급의학 전문의와 배후에서 수술과 치료를 담당하는 소위 필수과 전문의들이 건강 이상 등 현장에서 쓰러져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 단체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응급의료 위기가 눈앞에 보이는데도 정부에서는 문만 열고 있으면 정상으로 치부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억지로 응급실 문을 열어 둔다고 현 상황에서 환자를 받을 수 있느냐”며 “119 강제수용을 실시해 수술이 불가능한 병원에 환자를 내려놓으면 뺑뺑이는 없겠지만 환자는 사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국민이 원하는 것은 제대로 작동하는 응급의료체계”라며 “현재 응급실 상황은 매우 심각하며, 앞으로 더욱 악화할 게 자명하다”고 내다봤다. 이어 “응급실의 파행과 진료 공백이 없다고 정부가 아무리 말해도 많은 국민들이 현실을 체험하며 고통스러워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의 비상진료체계에 대해서도 “정말 비상일 때만 사용하는 것이지 특정인의 욕심과 고집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며 “지금은 전쟁 중도, 국가적 비상상황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두 단체는 성명에서 “사태를 야기한 정부는 어리석은 정책의 남발로 국민과 의료진이 더 이상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 책임자를 엄중 문책하고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으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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