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지주(138040)의 총주주수익률(TSR)이 국내 금융회사 가운데 독보적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주를 매입해 100% 소각하고 배당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등 주주환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의 최근 3년 평균 TSR은 올해 6월 말 기준 58%까지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KB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 등 국내 은행계 금융지주사 평균(17%)의 3배,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 등 국내 손보사 평균(26%)의 2배 이상 높다.
TSR이란 주가 상승으로 인한 자본 차익에 배당 소득까지 포함한 개념으로 주주들이 일정 기간 얻을 수 있는 ‘총 수익률’을 뜻한다. 즉 메리츠금융 주식을 산 주주들은 지난 3년 동안 투자 원금 대비 연평균 58%의 수익률을 올린 셈이다. 메리츠금융이 TSR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핵심 지표로 삼으면서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메리츠금융은 TSR을 극대화하기 위해 △내부 투자 수익률 △자사주 매입 수익률 △현금배당 수익률 등 3가지를 비교해 최적의 자본 배치 전략을 짜고 있다. 이 같은 자본 배치 전략에 따라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총 3년 동안에는 연결 당기순익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하기로 결정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실제 메리츠금융의 지난해 주주환원율은 51.2%에 달했고, 올해도 50% 이상을 목표로 삼아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3월 22일 5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신탁 계약을 체결한 뒤 상반기까지 약 2584억 원(약 328만8000주)의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다. 이렇게 매입한 자사주는 내년 3월 21일 자사주 취득 신탁 계약이 종료된 뒤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앞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총 1조 3000억 원의 자사주를 매입한 뒤 전량 소각하는 등 최근까지 자사주 소각률 100%를 유지하고 있다. 회사가 단순히 자사주를 매입하는데 그치지 않고 소각까지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자사주는 매입 후 소각까지 해야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감소해 주당순이익(EPS)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또 자본금을 줄여 자기자본이익률(ROE)까지 끌어올릴 수 있어 효과는 배가 된다.
이 같은 자사주 매입·소각 방식은 미국의 주주 환원 대표주자로 꼽히는 애플의 기업 가치 제고 방식이기도 하다. 국내 증시에서 메리츠금융을 두고 ‘국내 유일의 미국 월가 스타일 기업’, ‘한국엔 없던 금융지주사’란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메리츠금융의 주주가지 제고 정책이 통하면서 주가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올 초 5만 8400원으로 출발한 메리츠금융의 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해 지난 7월 4일 회사가 실시한 밸류업 공시를 기점으로 8만 원대에 안착했다. 이후에도 상승세가 지속돼 올 해 상반기 실적 발표가 진행된 지난달 14일 이후엔 9만 원도 돌파, 최고가 경신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