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대학 연구팀이 통학 시간이 편도 1시간을 초과하는 등 장거리 통학을 하는 고교생일수록 우울 증상이나 불안 증상이 나타날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아사히신문은 4일 연구진의 이 같은 결과를 보도했다. 연구진은 자녀의 진학 희망 학교를 결정할 때 학부모와 교사들이 통학 시간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일본정신신경학회 학술지에 논문으로 발표됐다. 그동안 일본에서는 통학 시간과 정신 건강의 연관성을 조사한 연구가 거의 없었다. 청소년기에 심리적 문제를 겪으면 성인이 된 후 정신 질환 발병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폭력이나 자살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중보건학을 전공한 오츠카 유이치로 조교수와 나카지마 에이 전임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2022년 10~12월 수도권과 동북 지방의 사립 고등학교에 다니는 약 2000명의 고교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응답한 약 1900명 중 17.3%에서 우울 증상이, 19.0%에서 불안 증상이 나타났다. 통학 시간이 1시간 이상 걸리는 학생들은 30분 미만인 학생들에 비해 우울 증상이 나타날 위험이 1.6배, 불안 증상이 나타날 위험은 1.5배 정도 높은 경향을 보였다. 응답자의 약 30%가 통학에 1시간 이상 소요된다고 답했다.
연구팀은 "장시간 통학으로 인한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가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통학 시간이 길어질수록 방과 후 활동이나 친구들과의 교류 시간이 줄어들어 사회적 고립감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츠카 조교수는 "학업 성취도나 학교의 명성만을 고려하지 말고, 통학 시간과 같은 실질적인 요소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학생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 통학 시간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의 교육 현장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에서도 명문학교 진학을 위해 장거리 통학을 감수하는 학생들이 많은 만큼 학생들의 정신 건강을 고려한 진학 지도와 정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