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욜로 했다간 골로"…MZ세대, 이제는 "요노(YONO)"할래요

낮은 임금 인상률, 고금리로 빚부담도 증가
현재를 즐기자는 '욜로' 열풍 저물어
'하나만 있으면 된다' 신중한 소비족 급증

10년 가까이 소비 트렌드를 장악해 온 키워드 ‘욜로(YOLO)’. 이미지투데이

불확실한 미래에 불안해 하는 대신 현재의 행복에 집중하자는 의미로 젊은층에서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 ‘욜로(YOLO·You Live Only Once의 줄임말로 인생은 한 번 뿐이라는 뜻)’의 인기가 서서히 저물고 있다. 욜로 다음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소비 트렌드는 욜로와 정 반대에 서 있는 ‘요노(YONO·You Only Need One의 줄임말로 딱 필요한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뜻)’다. 반드시 필요한 소비는 하되 불필요한 소비를 줄여 최소한의 소비로 최대의 만족감을 추구하는 소비 방식이다. 요노는 정확히 어떠한 소비 트렌드이며 MZ세대의 소비 방식이 180도 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2일 KB경영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선택과 집중의 소비 트렌드 요노'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욜로 트렌드는 2010년대 초반부터 시작돼 10년 가까이 장기 집권해 왔다. 하지만 임금 인상률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고금리로 인해 부채 상환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청년층의 경제적 지출 여력은 계속 줄어들자 ‘요노’가 트렌드가 새로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요노는 구두쇠처럼 현재의 모든 소비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소비만을 심사숙고해서 하는 것을 중시한다. 사치 대신 실용을 추구하며, 가성비뿐 아니라 ‘가실비(가격 대비 실사용 비율)’도 고려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트렌드는 전세계적으로 비슷하게 관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 출생한 젠지(GenZ)를 중심으로 ‘저소비 코어(Underconsumption Core)’ 트렌드가 급부상 중이다. 이들은 오래된 가구, 빈티지 의류 등을 찍어 SNS에 공유하고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반대하는 등 ‘소비 권하는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또한 중국의 시장분석기관 샤오바오가오(晓报告)가 2023년 경제·소비·생활 수준이 발달한 1선 도시에 거주하는 1000여 명의 청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이들은 제품 선택 시 가성비(68.4%)와 실용성(55.9%)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농협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0~30대의 일평균 택시 이용 건수는 21% 줄어 다른 연령대(3% 감소)보다 큰 감소폭을 보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2023년 20~30대의 수입 신차 등록 대수가 4.8만 대로 2022년 5.9만 대 대비 17.9% 감소했고, 20~30대의 수입 신차 등록 비중 역시 2009년 이


후 처음으로 20%를 하회한 17.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화장품이 낮은 가격 대비 고품질로 인기 몰이를 하거나 일명 ‘거지방’ 등에서 모여 ‘무지출 챌린지’를 하는 것이 국내에서 요노 트렌드가 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청년층이 충동 구매와 무분별한 소비를 줄여 현재와 미래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 계획적인 소비를 실천할 수 있도록 금융권에서도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권에서는 충동 구매를 막을 수 있는 단기 적금 상품이나 실용성이 높은 다양한 미니 보험상품 등 청년층의 요노 소비를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신상품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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