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억류됐던 인질 6명이 구출 직전 살해된 사건과 관련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와 조 바이든이 무능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해당 사건에 대해 하마스의 잔인함을 규탄하자 조 바이든 정부의 전쟁 대응 능력과 리더십 부재를 문제 삼은 것이다.
1일(현지 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미국의 힘과 리더십 부족으로 하마스에 의해 살해된 훌륭한 미국 시민 허시 골드버그폴린을 비롯해 이스라엘 인질의 무의미한 죽음을 슬퍼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분명히 말하건대 이 일은 해리스와 부패한 바이든이 형편없는 리더이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며 “앞서 미국인 13명의 생명을 앗아간 아프가니스탄 철군 당시의 상황과 마찬가지로 카멀라와 바이든의 판단은 생명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해리스에게 책임을 돌렸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의 X(옛 트위터)에 “하마스는 사악한 테러 조직”이라며 “하마스가 이스라엘 및 이스라엘에 있는 미국 국민에게 가하는 위협이 제거돼야 하며 하마스는 가자지구를 통치해서는 안 된다”고 규탄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과 저는 가자지구에 억류된 미국인을 비롯한 모든 인질을 석방하겠다는 약속에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사망한 인질 중 한 명인 골드버그폴린의 유가족에게 위로를 보냈는데 그의 부모는 인질 가족 운동과 관련해 세계적으로 알려진 인물로 지난달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했다.
대선을 두 달 앞두고 두 후보 간 치열한 공방이 오가는 가운데 민주당 전당대회의 ‘컨벤션 효과(후보가 집중 조명을 받으면서 이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날 ABC뉴스와 여론조사 기관인 입소스가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50%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4%포인트 높게 나타나 근소하게 우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는 전당대회 전인 지난달 9~13일 진행된 여론조사 지지율(해리스 49%, 트럼프 45%)과 비슷한 흐름이다. 또 이번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9%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의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선언이 투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답했다. ABC뉴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도 7월 공화당 전당대회 효과를 보지 못했다”면서 “이는 유권자들이 양 진영으로 확고하게 나뉜 양상을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짚었다. 앞서 여론조사 업체 모닝컨설트가 지난달 말 공개한 조사 결과에서도 해리스 부통령(48%)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4%포인트 우위에 있었으나 전당대회 전과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