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에 韓 '인강' 시스템 전수…교육의 질 높여

[ODA 글로벌 중추국가 주춧돌]
■현지 교사 역량강화 사업
온라인 교원 연수 시스템 구축
스튜디오 만들어 영상 제작토록
지역 격차 극복한 교원 연수 제공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 있는 멀티미디어 센터 스튜디오에서 기술자들이 교육 콘텐츠 촬영을 준비하고 있다. 박예나 기자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의 도심에 위치한 멀티미디어 센터. 기술자들이 한국국제협력단(KOICA) 마크가 붙은 각종 방송 장비들을 다루며 촬영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KOICA가 ‘교사 역량 강화 사업’의 일환으로 구축한 스튜디오에는 교육 콘텐츠를 촬영하기 위한 교사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KOICA는 아제르바이잔 정부의 요청으로 2013년부터 교사 역량 강화 사업에 나섰다. 아제르바이잔의 학교는 초중고교를 분리하지 않는다. 한 학교 내에 1학년에서 11학년의 학생들이 2부제로 다니는 구조다. 특히 수도와 멀리 떨어진 지방의 경우 교육부 등이 제공하는 교원 연수를 받기가 어려워 교육의 질이 높지 않은 실정이었다. 이에 KOICA는 온라인 교원 연수 시스템 확충과 멀티미디어 센터 보강 등을 통해 현지 교사들이 연수를 받을 기회를 대폭 늘렸다. 교사들을 위한 ‘인강(인터넷 강의)’이 생긴 셈이다.


피단 나자퍼바 교육부 국장은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처음으로 교사들에게 우리 언어로 제작한 국가 교육 콘텐츠가 생겼다”며 “아제르바이잔 교육 시스템에 큰 가치가 더해진 것”이라고 호평했다.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한국이 제작해준 영상에서 나아가 새로운 콘텐츠들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교사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풍부한 연수 콘텐츠 제작을 위해 ‘교사들의 교사’가 될 30여 명의 ‘마스터 교사’도 양성했다. 한국으로부터 다양한 교수법과 콘텐츠 제작 방식 등을 배운 교사들이 이를 바탕으로 동료들을 위한 자체 연수 영상을 제작하고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새로운 콘텐츠 제작도 하는 것이다. 바쿠의 학교에서 15년간 물리 과목을 가르쳐온 세빈즈 나자로바(38) 씨는 “요즘 세대는 디지털에 익숙한 만큼 수업에 집중하게 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 방법이 필요하다”며 “한국 연수에서 비디오·사진·퀴즈 등의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을 처음 배웠다”고 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과 소통을 위한 개인 유튜브 채널도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사업이 10년간 진행되는 과정에서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난항을 겪기도 했지만 양국은 계속해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나자퍼바 국장은 “온라인 연수 시스템 덕분에 교사들의 역량 강화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지방의 학교 인프라를 재구축하는 등의 프로젝트로도 협력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