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붕괴 상황 아냐" 재차 강조한 정부… 의료계 "정상진료 불가"

■박민수 복지2차관 일일브리핑
내일부터 군의관 등 250여명 배치
尹 "추석 의료대책에 만전" 주문
서울 권역응급센터 6곳서 일부 제한
"추석 기점 응급실 닫는 곳 늘것"

전국 병원 응급실 곳곳에서 진료 차질이 빚어지는 것과 관련해 정부가 2일 “일부 어려움은 있지만 붕괴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전국 응급의료기관 409곳 중 99%인 406곳이 24시간 운영을 유지하고 있으며 일부 어려움도 개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현재 응급실 근무 의사 수가 평시의 73.4% 선에 그치는 만큼 정부는 이달 4일부터 군의관·공중보건의 등 대체 인력 250여 명을 진료 제한 응급실에 긴급 배치할 계획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응급의료 등 비상 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복지부 설명을 종합하면 전체 응급실 409곳 중 병상을 축소해 운영 중인 곳은 27곳으로 전체의 6.6%다. 전국 응급의료기관 병상 수는 지난달 30일 기준 5918개로 전공의 집단 사직 전인 2월 첫째 주의 6069개와 비교하면 97.5% 수준이다.



전국의 일부 병원 응급실에서 진료 중단 사태가 빚어지는 가운데 2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응급진료센터로 환자와 보호자들이 들어가고 있다. 성형주 기자

박 차관은 “일각의 주장처럼 응급실 근무 인원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전문의·일반의·전공의 등 의사 수는 평시의 73.4%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진료 제한 응급실에 군의관 15명을 4일 긴급 배치하기로 했다. 9일부터는 군의관·공보의 총 235명을 운영 위험 기관 중심으로 집중 배치할 계획이다. 박 차관은 “409개 응급의료기관 중 위험도가 있는 23곳은 매일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 건강보험 수가(의료 행위 대가) 개선도 서두른다. 앞서 발표한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250% 가산, 후속 진료인 수술·처치·마취에 대한 200% 가산 등 대책은 이번 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후속 절차를 마무리한다. 서울시도 정부와 별도로 추석 연휴 기간 병원·약국 1800여 곳을 운영하고 응급의료 대응 여력 강화를 위해 71억 원을 긴급 지원한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중앙과 지방이 함께 추석 연휴 의료 특별 대책에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아울러 “의료 현장을 지키고 계신 의료진 여러분께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정부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응급실 진료 차질은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 180곳 중 중증 응급 질환 27종 진료가 가능한 곳은 2월 첫째 주 109곳에서 지난달 마지막 주 102곳으로 감소했다. 이미 강원대병원·세종충남대병원은 야간 응급실 운영을 중단했고 건국대충주병원도 야간·휴일 응급실 운영을 중단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는 순천향대천안병원·국립중앙의료원·이대목동병원·여의도성모병원도 응급실 운영 중단 등을 검토 중으로 자체 파악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에는 서울시 권역응급의료센터 7곳 중 서울의료원을 제외한 서울대병원·고대안암병원·고대구로병원·이대목동병원·한양대병원·강동경희대병원 등 6곳에서 일부 환자의 진료가 제한됐다.


전의비는 “추석을 기점으로 응급 진료가 안 되는 질환과 응급실을 닫는 대학이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의비 자체 집계 결과 전날 현재 전국 57개 대학병원 응급실 중 분만이 안 되는 곳은 14개, 흉부대동맥 수술이 안 되는 곳은 16개이며 영유아 장폐색 시술과 영유아 내시경이 안 되는 곳이 각각 24개, 46개다. 박 차관은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고 문제를 이른 시일 내 해소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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