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세 고졸, 무소속 돌풍 일으켰다…일본 최연소 시장 당선된 '이 청년' [지금 일본에선]

이시다 겐스케 오다테시 시장
27세로 전국 최연소 시장 당선
고졸, 무소속, 정치 신인 '이례'
"20대의 행동력에 시민들 기대'

일본 전국 최연소 시장에 당선된 이시다 겐스케 아키타현 오다테시 시장/이시다겐스케 홈페이지

일본 아키타현 오다테시에서 무소속의 27세 신인이 최연소 시장으로 당선돼 눈길을 끌고 있다.


3일 NHK,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일 치러진 오다테시 시장 선거에서 1997년생의 이시다 겐스케(石田健佑)가 전 시의원인 히카게 겐고(55)를 300여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후쿠하라 준지 전 시장이 차기 중의원 선거에 나가기 위해 사퇴하면서 9년 만에 발생한 공석을 메우기 위해 치러진 보궐 선거였다. 같은 무소속 후보인 히카게 겐고 전 의원이 후쿠하라 시장과 공명당 아키타현본부의 지원을 받았지만, 이시다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당선을 확정지었다. 현직 시장으로는 전국 최연소인 그는 ‘경험’보다는 ‘변화’를 원하는 시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오다테시 출신인 이시다 당선인은 아버지의 전근으로 어린 시절 아오모리시로 이사가 고등학교를 마친 뒤 도쿄로 와 회사 생활을 했다. 20세 때 웹 제작회사를 창업해 반년 만에 쓴맛을 본 뒤 대학 진학을 준비, 게이오대학 환경정보학부에 합격했지만, 등록금 문제로 입학을 포기했다고 한다.


그는 2018년 자신을 길러준 할아버지의 건강이 안 좋아지자 다시 오다테시로 돌아왔고, 2019년 쌍둥이 동생과 고향에서 곤충 사육·판매 회사를 세웠다. IT 기업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통해 판로를 개척했다. 동생이 도쿄로 거점을 옮겨 사업 확장에 나설 때, 이시다 당선인은 지역에 남아 정치인의 길을 택했다. 지난해 4월 시의원 선거에 처음 도전해 최다 득표로 당선됐고, 임기 중 사퇴한 뒤 이번 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사업 확장을 위한 도쿄행 대신 고향에 남기로 한 20대 청년은 “새 일자리 창출”을 내걸고 나섰다. 오다테시는 ‘충견 하치코’의 고향으로 알려진 아키타현 북부 중심 도시로 최근 급속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직면했다. 이곳의 올 7월 말 기준 인구는 6만 6000명 미만으로 2014년에 비해 1만 명 이상 줄었다. 65세 이상 고령화율도 40%를 넘어섰다.


이시다 당선인이 “젊은이들이 남고 싶다고 생각하도록 새로운 일,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 싶다”고 강조한 이유도 여기 있다. 그는 시청 출근 첫날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도시를 한 걸음씩 전진시켜 나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현지 언론은 이시다의 당선에 대해 “행정 수완은 미지수지만, 27세의 행동력에 변혁을 요구한 시민들의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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