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KERI)이 기계를 만드는 또 다른 기계인 공작기계(Mother machine)의 핵심인 ‘CNC 시스템용 구동계’ 기술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CNC(Computer Numerical Control) 시스템은 컴퓨터를 통해 수치 정보를 처리하고, 공작기계의 위치와 속도, 회전 등 모든 기능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전자모듈을 말한다. 컴퓨터로 치면 CPU와도 같은 역할이다.
4일 KERI에 따르면 국내 공작기기 CNC 시스템은 95% 이상 일본과 독일에서 수입하고 있을 정도로 해외 의존도가 높았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KERI와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와 국내 대학, CNC 기술 공급업체 등이 855억 원 규모 ‘제조장비시스템 스마트 제어기 기술개발사업’을 2020년부터 진행했다.
이중 KERI가 맡은 구동계 기술은 CNC 시스템에서 팔다리 역할을 수행한다. 해당 기술은 소재를 깎거나 하중이 걸리더라도 모터와 드라이브 등이 일정한 속도와 위치를 유지해야 한다.
KERI는 구동계가 요구하는 조건들을 모두 충족하면서 국산화 개발에 성공했고, 공작기계 대표 기업인 현대위아, 디엔솔루션즈 업무 현장에서의 실증도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다. 현재 높은 초정밀 기계 가공 품질을 보여 업계의 관심을 받으며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김홍주 KERI 정밀제어연구센터장은 “기존 제조업은 물론, 미래 모빌리티, 로봇 등 국가 전략산업이 대부분 정밀 기계를 기반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가공하는 장비·기기의 기술 경쟁력이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며 “공작기기 구동계는 가공 제품의 생산성, 정밀도, 품질을 결정하는 핵심 구성품으로, 국산화 개발을 통해 외산 제품에 대한 기술 종속을 줄이고, 연간 3000억 원 규모 수입 대체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