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생성형 인공지능(AI) 솔루션 사업을 해외로 확장한다. 자사 솔루션을 MS 클라우드와 연동하고 엔비디아를 포함한 빅테크와도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기업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생성형 AI 솔루션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황성우 삼성SDS 대표는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연례 정보기술(IT) 행사 ‘리얼 서밋 2024’ 기조연설을 통해 “MS 클라우드 ‘애저’ 위에 삼성SDS의 ‘패브릭스’를 서비스형 플랫폼(PaaS) 형태로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르면 다음달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애저 기반 패브릭스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애저를 사용하는 전 세계 다수의 기업들을 패브릭스의 고객사로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MS 애저는 아마존웹서비스(AWS)·구글 클라우드와 함께 시장 점유율 기준 세계 3대 클라우드로 꼽힌다.
패브릭스는 기업·기관의 업무 시스템에 생성형 AI를 빠르고 편리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업간거래(B2B) 솔루션이다. 고객사의 임직원 같은 이용자가 업종과 보안수준 등 상황에 맞춰 직접 챗GPT 같은 AI 에이전트(비서)를 설정하고 만들 수 있다. 여러 에이전트가 인간의 개입 없이도 서로 협업해 최적의 해결방안을 찾는 멀티(다중) 에이전트 기능도 지원한다. 현재 삼성전자를 포함한 그룹 관계사 26곳과 KB금융그룹·우리은행 등 금융사, 10개 공공기관이 패브릭스를 쓰고 있다. 삼성SDS 관계자는 “애저에서는 MS가 협력하는 오픈AI의 챗GPT 서비스가 지원된다”며 “현지 고객사가 이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들을 쉽게 쓸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MS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마크 소우자 MS 아시아 최고기술책임자(CTO)도 온라인 기조연설을 통해 “조만간 애저 기반의 패브릭스를 전 세계적으로 운영하겠다”며 “삼성SDS의 훌륭한 파트너십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삼성SDS는 이날 또다른 생성형 AI 솔루션 ‘브리티 코파일럿’의 신기능 ‘퍼스널 에이전트(개인비서)’도 공개했다. 브리티 코파일럿은 회사 업무 중 빈번하게 사용되는 메일·메신저·미팅·문서관리 등 기업의 공통 업무를 지원하는 협업 솔루션이다. 새로 추가된 퍼스널 에이전트는 이용자의 주요 일정, 업무 브리핑, 우선순위에 따른 업무 추천, 영상회의 시 다국어 실시간 통역 등 기존보다 고도화한 기능을 지원한다.
삼성SDS는 이 같은 생성형 AI 솔루션 사업 확대에 맞춰 관련 인프라도 강화한다. 황 대표는 “내년께 ‘AI 운영체제(OS)’로 일컬을 수 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심의 삼성 클라우드 플랫폼을 소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 솔루션들을 제공하는 삼성 클라우드 플랫폼을 기존 중앙처리장치(CPU) 중심에서 생성형 AI 연산의 핵심 인프라인 GPU 중심으로 새로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삼성SDS는 이를 위해 엔비디아, 델테크놀로지스 등과 GPU 서버 도입을 늘리는 등의 협력 확대를 추진한다. 제리 첸 엔비디아 제조및산업부문 글로벌비즈니스개발총괄은 “삼성SDS는 데이터를 모으고 학습하는 플랫폼에 대해 수년 간 노력해왔다”며 “양사 파트너십을 통해 엔비디아는 AI 팩토리 같은 솔루션을 최고 수준으로 구현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