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통한 제조 혁신이 주요 과제가 되면서 대기업에서도 AI 배우기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경영진이 세미나 등을 통해 생성형 AI 시대 대비법을 배우는 데 더해 사내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며 임직원에게 AI 시대에 대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주요 기업에서 AI를 주제로 한 교육 프로그램 확충과 일회성 세미나 개최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는 6월부터 국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파워 유저’라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생성형 AI의 이해, 업무별 활용 사례 등 AI 기술 전반에 대한 이론 강의부터 AI 도구 제작 실습 등 실무 중심의 교육까지 총 4단계 과정의 교육을 들을 수 있다. 최근 자체 개발한 가우스를 비롯해 내부 업무용으로 도입하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손쉽게 다룰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임원들을 대상으로 AI의 중요도를 강조하며 이를 사용하고 공부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임직원들도 직무와 관계없이 자체 스터디 모임을 결성하거나 관련 강의를 찾아 들을 수 있도록 사내 인프라를 마련하는 추세다.
SK(034730)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직접 나서 임직원 AI 교육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수차례 해외 출장을 통해 엔비디아·TSMC 등 글로벌 AI 기업의 주요 최고경영자(CEO)들과 연이어 만나며 협력 방안을 논의해왔다. 지난달 개최된 그룹의 핵심 연례 행사 이천포럼의 주요 의제도 AI 생태계 확장이었다. 경영진이 전원 참석한 가운데 ‘현대 AI의 아버지’로 불리는 위르겐 슈미트후버 사우디아라비아 왕립과학기술대 교수와 잭 카스 전 오픈AI 임원 등 세계적인 석학과 전문가들이 모여 AI와 관련된 담론을 나눴다. 임직원 교육 측면에서는 사내 교육 플랫폼 써니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공동으로 AI 역량을 평가하는 인증시험(SKADA)을 개발해 시행하고 있다. 해당 인증을 따면 사내 평가와 승진·인사이동 면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LG전자(066570)는 국내 주재 임원 200여 명을 대상으로 올 5월부터 이달까지 4회에 걸쳐 AI와 소프트웨어(SW)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AI 기술이 적용된 제품 사례부터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생성형 AI 등 최신 기술의 변화가 주요 내용이다. 영상 지능과 음성·언어 지능, 센서·멀티 모달 지능 등을 제품에 탑재한 사례도 구체적으로 다뤄 업무에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AI와 디지털 전환(DX) 업무 등을 맡은 실무자가 직접 업무 지식과 경험을 실무용 학습 콘텐츠로 만들어 공유하는 ‘러닝 크리에이터’ 프로그램 또한 실행하고 있다. 매 분기 임원 세미나를 열고 있는 LS그룹 역시 상반기 ‘챗GPT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