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中사업 구조조정…현지직원 줄인다

◆경쟁심화·경기침체 이중고…내년까지 인력운용 효율화
스마트폰·TV 판매부진에 특단책
中 애국소비·각종 규제도 잇따라
현대차·롯데 등 줄줄이 脫中 러시

3일 중국 베이징의 한 삼성전자체험관을 찾은 고객이 신규 출시된 스마트폰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중국에서 TV·스마트폰 등의 판매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삼성전자가 구조조정이라는 초강수를 선택했다. 중국판매법인 현지 직원 및 생산법인 간접 지원 인력을 내년까지 일정 규모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감원 절차에 돌입했다. 중국 업체들의 급성장에 따른 경쟁 심화와 경기 침체로 인한 내수 부진까지 겹치며 사업 전망이 불확실해진 탓이다. 중국사업혁신팀을 만들며 위기 대응에 나섰지만 가성비를 앞세워 위협하는 중국 업체들이 프리미엄 제품군에서도 삼성을 따라잡으면서 진퇴양난에 빠진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오프라인에 이어 온라인까지 철수한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마저 확산하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중국판매법인은 직원들에게 구조조정을 통보하고 지원자를 받고 있다. 감원 규모는 약 1600명의 지역별 판매직 중 8%인 130명 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원자가 적을 경우 회사 측이 정한 기준에 따라 대상 인원을 선별할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구조조정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한다”며 “내년까지 약 30%의 인원을 줄일 계획이라는 말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판매법인 직원 대부분은 현지에서 채용된 중국인들로 감원 소식이 알려지자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 S24 시리즈를 비롯해 인공지능(AI)을 탑재한 갤럭시 Z플립6, 갤럭시 Z폴드6 등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았지만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7년 만에 선보인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 C 시리즈 역시 중국 업체들과 경쟁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 수준인 삼성전자가 그나마 선전하고 있던 폴더블폰 분야에서도 점유율이 급락하면서 중국 위기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중국의 경기 침체 장기화에다 각종 규제로 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탈(脫)중국을 택하는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현대차는 기존 5개의 공장을 운영하다 베이징1공장과 충칭공장의 매각을 완료했으며 연내 창저우공장까지 팔아 2곳만 남길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문해 화제가 됐던 광저우 LCD패널 공장을 매각하기로 하고 최근 중국 업체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사드(THAAD) 사태 이후 중국 정부로부터 보복을 당하던 롯데그룹은 최근 롯데백화점 청두점의 매각을 완료하며 중국 사업을 완전 철수했다. 일각에서는 오프라인에 이어 온라인 사업까지 대폭 축소한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지만 중국 내 사업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가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발을 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