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아인이 마약 상습 투약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되면서 그가 출연한 영화 '하이파이브'와 '승부' 공개 일정이 기약 없이 연기될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유 씨가 출연한 ‘승부’의 공개가 잠정 보류했다. ‘하이파이브’의 배급을 맡은 NEW역시 개봉 등 일정에 대해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다.
‘승부’는 스승과 제자이자, 라이벌이었던 한국 바둑의 두 전설인 조훈현(이병헌)과 이창호(유아인)의 피할 수 없는 승부를 그린 작품이다.
'하이파이브'는 2021년 촬영을 완료했다. '써니' 강형철 감독의 작품으로, 유아인을 비롯해 이재인, 안재홍, 라미란 등이 참여한 영화다.
이날 유아인이 법정 구속되지 않았을 경우 '하이파이브'와 '승부' 역시 공개를 조금 더 긍정적으로 검토할 여지가 있었지만, 결국 징역 1년형을 받으면서 두 작품 모두 당분간은 공개는 어렵게 됐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대마 흡연 및 교사,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유 씨에게 징역 1년과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더불어 80시간의 약물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와 추징금 150여만 원도 명했다.
재판부는 실형 선고와 함께 유 씨를 법정구속했다. 검찰의 구형은 징역 4년이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법령이 정하고 있는 의료용 마약류 관리방법의 허점을 이용해서 범행을 저지른 것이어서 죄질이 좋지 않다"며 "기록에 나타난 여러 정황에 비춰볼 때 향정신성 의약품에 대한 의존도가 심각한 것으로 보여 재범의 위험성이 낮다고 보기 어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염려돼서 법정에서 구속한다"고 덧붙였다.
함께 대마를 흡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씨의 지인 최모(33)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유씨는 2020년 9월∼2022년 3월 서울 일대 병원에서 미용 시술의 수면 마취를 빙자해 181차례에 걸쳐 의료용 프로포폴 등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재판에 넘겨졌다.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44차례 타인 명의로 두 종류의 수면제 1천100여정을 불법 처방받아 사들인 혐의도 있다.
올해 1월 최씨 등 4명과 함께 미국에서 대마를 흡연하고, 다른 이에게 흡연을 교사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두 사람은 범행을 숨기려 공범인 유튜버 양모씨를 해외로 도피시키고, 다른 공범에 대해선 진술을 번복하도록 회유·협박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지난해 2월 마약 혐의가 언론에 보도되자 지인들과 수사 대응 방안을 논의하면서 "휴대전화를 다 지우라"며 증거 인멸을 교사한 혐의도 있다.
수사 단계에서 경찰과 검찰은 한 차례씩 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청구했지만 기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