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채소, 과일 등 물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가운데 시금치 등 일부 채소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찬을 내놓는 한식당을 비롯해 분식집 등에서는 벌써부터 반찬의 양을 줄이고, 리필에 난색을 표하는가 하면 김밥에서는 시금치가 아예 빠져 푸른색 채소가 빠지는 사례도 나오고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시금치 등 채소 가격이 급등했다.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한 채소는 시금치다. 시금치는 지난달 1일 기준 100g당 1803원에 거래됐으나 4110원으로 상승했다. 지난 7월(1740원)과 비교했을 때 136.21% 상승했다. 그러나 실제로 대형 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시금치 가격은 7990원 정도로 8000원에 육박하는 것을 나타났시다.
배추 가격 역시 급등했다. 이날 기준 배추 가격은 한 포기 7000원을 넘어섰다가 다시 소폭 하락했다. 배추는 지난달 27일 7561원에 거래되며 최고가에 거래됐으나 이날 기준 6455원을 기록 중이다. 이날 배추값은 지난달(5310원)에서 비해 21.56% 상승했고 지난해에 (5766)에 비해 11.95% 상승했다.
이 밖에도 풋고추(100g당)는 지난해(1349원)에서 31.95% 상승한 1780원에 거래 중이며 당근(1㎏당)은 7248원으로 지난해(5094원) 대비 42.29% 상승했다.
이 같은 채소 가격의 급등은 기록적인 폭염과 장마, 태풍 등으로 인해 채소 출하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은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더웠던 8월로 기록됐다. 지난달 평균기온은 27.9도로 이전까지 가장 더웠던 2018년 8월보다 0.6도나 높았다. 최고기온 33도, 최저기온도 24.1도로 모두 기존 수치를 갈아치웠다.
폭염과 폭우로 인해 채소 가격이 급등하면서 식당에서는 업주와 손님들 사이에서 불편한 상황도 이어지고 있다. 채소류 반찬이 많은 식당에서는 반찬을 줄이고 시금치는 아예 내놓지 못하는 사례가 나오면서다. 직장인 A씨는 “김밥을 한줄 샀는데 정말 파란색이 하나도 안 보였다”며 “햄, 단무지, 우엉만 보여서 이게 야채 김밥이냐고 물었더니 채소 가격이 비싸서 그렇다는 말이 돌아와 황당했다”고 전했다. 업주들은 차라리 김밥 메뉴는 뺄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종로에서 한분식집을 운영하는 B씨는 “시금치 한 단에 8천원에 육박하기도 하고, 오이도 깻잎도 다 너무 올랐다. 김밥 재료는 다 올랐다고 보면된다”며 “차라리 채소 많이 들어가는 메뉴는 당분간 제외해야 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어 “기존대로 채소 재료를 다 넣으면 김밥 한 줄에 만원은 받아야 한다”며 “정말 김부터 해서 김밥 재료는 모든 게 올랐다”고 하소연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