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선수들이 체커를 향해 달리고 있다. 김학수 기자
10호 태풍이자, 일본 열도에 많은 충격과 피해를 준 산산의 영향으로 인해 8월 31일의 일정이 부분적으로 취소, 단축되었지만 9월 1일, 뜨거운 태양 아래 수 많은 선수들이 ‘시즌 챔피언’과 새로운 미래를 그리며 치열한 레이스를 펼쳐 그 어떤 대회보다 긴장감 넘치는 모습이었다.
더불어 국내 카트 레이스 무대에서 빠르게 성장을 이어가며, 어느새 시즌 챔피언을 향해 달리고 있는 윤이삭, 윤다니엘 형제(국내 피노카트, 일본 루체 모터 스포츠 소속) 역시 2024 로탁스 맥스 페스티벌에 함께 하며 더욱 특별한 순간을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페스티카 서킷 미즈나미에서 열린 ‘로탁스 맥스 페스티벌’은 과연 어떤 대회일까?
태풍 산산의 영향 속에서도 다섯 개 클래스 176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김학수 기자
일본 최대 규모의 카트 대회
로탁스 맥스 페스티벌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일본 최대 규모의 카트 레이스 대회’라 할 수 있다.
올해 대회의 경우, 10호 태풍 ‘산산’ 등의 대외적인 영향으로 인해 10명 정도가 취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 맥스부터 맥스 마스터즈까지 총 다섯 개 클래스, 176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거대한 규모를 자랑했다. 태풍의 문제만 없었다면 200명에 육박하는 거대한 수준에 이른다.
참고로 마이크로 맥스 클래스는 7세에서 10세의 선수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엔트리 클래스이며 미니 맥스는 9세에서 12세, 주니어 맥스는 13세에서 16세의 선수들이 참여 가능하다. 여기에 시니어 맥스는 15세 이상이 참가 가능하며, 마스터즈 맥스는 32세 이상의 선수들이 참여한다.
아직 앳띤 선수들 역시 치열한 레이스를 펼친다. 김학수 기자
덕분에 로탁스 맥스 페스티벌은 프로 무대를 향해, 그리고 자신의 새로운 커리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어린 선수들은 물론이고 현역의 프로 선수, 혹은 자신의 일과 ‘카트 레이스’를 겸하고 있는 성인들의 모습까지 모두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대회다.
실제 대회 현장에서는 비슷한 나이의 아이들끼리 노는 모습처럼 같이 장난치고,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는 어린 선수들은 물론 일본 내에서 현역으로 레이싱 커리어를 이어가는 선수들, 혹은 그 관계자들의 모습 역시 만나볼 수 있었다.
윤이삭, 윤다니엘에게 주행 관련 코칭을 하고 있는 김택준(MET)와 김동은(오네 레이싱). 김학수 기자
MET 소속으로 다양한 활동, 그리고 현대 N 페스티벌 등에 출전하고 있는 김택준은 “올해의 경우 태풍의 영향으로 참가 취소자가 10명 정도 있었지만 분명 일본 최대 규모다”라며 “이정도 규모는 단일 국가 수준을 넘어 ‘대륙 대회’ 수준이라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로탁스 맥스 페스티벌은 ‘시즌’ 형태의 대회가 아닌 1년에 단 한 번 펼쳐지는 대회다. 실제 각 지역에서 실시되는 시리즈의 상위권 선수들이 참여, 시즌 최종전이자 일본 카트 레이스의 최강자를 뽐는 ‘통합 이벤트 레이스’의 개념으로 치뤄진다.
로탁스 맥스 챌린지 그랜드 파이널은 말 그대로 '전세계 최고의 카트 축제' 중 하나다.
세계 대회로 이어지는 중요한 기회
로탁스 맥스 페스티벌이 ‘시즌 최종전’이며 통합 레이스의 가치가 돋보이는 점은 바로 ‘세계 대회’에 진출할 수 있는 티켓이 부여되는 대회이기 때문이다.
로탁스 맥스 챌린지는 전 세계 다섯 대륙, 60개 국가 이상의 나라에서 개별적인 시리즈를 운영하고 있으며, 유로 시리즈 및 아시아 시리즈 등도 함께 펼쳐지는 명실공히 ‘세계 최대 규모의 카트 레이스’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연간 7,500명 이상의 선수들이 전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 맥스 결승 그리드. 김학수 기자
앞서 설명한 것처럼 다섯 개의 클래스, 그리고 2단 변속기를 장착한 DD2 맥스 클래스(시니어 및 마스터)까지 다양한 클래스에서 수 많은 선수들이 ‘통일된 시스템’ 아래에서 활동하고 있는 만큼 ‘각 국가 선수들의 한 자리에 모이는’ 세계 대회의 유치 또한 가능하다.
이에 따라 지난 2000년부터 ‘로탁스 맥스 챌린지 그랜드 파이널(Rotax Max Challenge Grand Finals)’이라는 대회가 치뤄지고 있다. 전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카트 선수 중 최고의 선수들, 그리고 미래의 레이싱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것이다.
윤이삭, 윤다니엘 형제가 경기를 이어가고 있다. 김학수 기자
올해는 오는 10월 19일부터 26일까지 이탈리아 사르노(Sarno)에서 대회의 막을 올리며 특히 전기 카트 시리즈인 E20 시니어 및 마스터즈 클래스 등이 추가되어 8개 클래스, 4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 시즌 국내 로탁스 맥스 챌린지 미니 맥스와 마이크로 맥스에서의 시리즈 챔피언 가능성이 높은 윤이삭, 윤다니엘 형제 역시 시즌 챔피언 결정에 따라 2024 로탁스 맥스 챌린지 그랜드 파이널 참가를 검토하고 있다.
페스티카 서킷 미즈나미는 일본을 대표하는 카트 경주장 중
대회의 중심, 페스티카 서킷 미즈나미
올해의 로탁스 맥스 페스티벌이 열린 ‘페스티카 서킷 미즈나미’은 말 그대로 일본 로탁스 맥스 챌린지, 그리고 로탁스 맥스 페스티벌의 본 고장과 같은 장소다. 스즈카 서킷의 카트 경주장과 함께 거대한 규모, 그리고 공인 서킷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페스티카 서킷 미즈나미는 1,177km의 길이와 9~11m의 노폭을 갖췄으며, 직선 구간은 145m에 이른다. 총 16개의 코너로 이어졌으며 전반적으로 중고속 트랙으로 알려졌다. 산속 깊이 자리하고 있지만 트랙은 물론이고 레이스 를 위한 부대 시설이나 운영적인 측면에서는 수준이 높다.
김택준은 “통상 로탁스 맥스 페스티벌은 대부분의 행사가 페스티카 서킷 미즈나미에서 열린다”라며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지만 규모 있는 대회를 유치하기에는 스즈카의 카트 경주장(Suzuka South Course)와 함께 최고의 장소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치이자 미케닉으로 대회에 참여한 김택준 역시 과거 '페스티카 서킷 미즈나미'를 달렸던 선수다. 김학수 기자
더불어 국내의 선수들 역시 많이 출전했던 카트 경주장 중 하나다. 성장 중인 윤이삭, 윤다니엘 선수는 물론이고 이미 프로 레이싱 드라이버의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는 여러 선수들 역시 과거 페스티카 서킷 미즈나미에서 일본은 물론 해외의 여러 카트 선수들과 경쟁하며 기량을 뽐냈다.
실제 올해 로탁스 맥스 페스티벌에 코치 및 멘토로 참가한 김동은(오네 레이싱)는 물론이고 정의철(서한 GP)은 물론 문성학, 김택준(MET) 또한 페스티카 서킷 미즈나미에서의 활동했고, 2013년에는 서주원이 피노카트 소속으로 SL코다 시리즈 DD2 클래스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
오네 레이싱의 김동은 역시 과거 페스티카 서킷 미즈나미에서 좋은 레이스를 펼쳤다. 김학수 기자
로탁스 맥스 페스티벌을 김동은은 “일본에서도 수준 높은 카트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인 로탁스 맥스 페스티벌은 성적 외에도 ‘선수 스스로가 발전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인 만큼 재능 있고, 발전을 원하는 국내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도전에 대한 격려를 덧붙였다.
로탁스 맥스는 말 그대로 '카트 엔진'의 대표적인 아이콘 중 하나다. 김학수 기자
로탁스, 그리고 ‘BRP’
카트 레이스 부분에서 명성이 높은 로탁스(BRP-Rotax GmbH & Co KG)는 캐나다의 세계적인 ‘레저 산업’ 관련 그룹인 BRP(Bombardier Recreational Products) 산하의 내연기관 제작 업체의 ‘브랜드’다. 참고로 BRP는 현재 광범위한 레저 관련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실제 로탁스를 통해 카트를 위한 엔진을 제작 외에노 외에도 스노모빌을 비롯해 초형 항공기 등의 엔진을 제작하고 BRP 휘하의 스노모빌(스키두), 제트스키(씨두), 캔암, NYNK, 알루마 등 레저용 탈것들을 위한 엔진 역시 제작, 공급하고 있어 ‘거대한 생태계’의 한 축이라 할 수 있다.
BRP는 카트는 물론 겨울 레저, 수상 레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김학수 기자
현재 국내에는 캔암은 물론이고 스키두, 씨두 등 다양한 브랜드가 활동하고 있다. 더불어 올 여름에는 전국의 여러 수상 레저 현장에서 씨두의 제트스키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 등이 마련되어 이목을 끌기도 했다.
도움: 김동은(오네 레이싱), 김택준(M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