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내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수백억 달러의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연초 흘러나왔던 7조 달러(약 9400조 원) 모금설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현실적인 금액인 만큼 실현 가능성이 높다. 투자 주체로는 미국 주정부를 비롯해 한국과 일본, 캐나다,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언급되고 있는 만큼 한국도 올트먼이 구상하는 ‘AI 공급망’에 포함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3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올트먼이 미국 주정부를 대상으로 AI 인프라 구성을 위한 수백억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급속한 AI 개발에 필요한 값비싼 물리적 인프라 자금 조달을 위해 글로벌 투자자 연합을 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올트먼과 오픈AI 팀이 몇 가지 세부 사항을 작업 중으로 데이터센터 구축, 에너지 용량 및 전송 증가, 반도체 제조 확대 등이 포함된다”고 전했다.
올트먼이 구상하는 ‘글로벌 투자자 연합’에는 캐나다·한국·일본·UAE 등 국가 단위의 투자자가 언급되고 있다. 이 중 UAE는 연초 올트먼 방문으로 7조 달러 모금설의 진원지가 됐던 국가다. 블룸버그는 “최근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가 한국과 일본을 방문해 투자자들과 프로젝트를 논의했고 크리스 리헤인 오픈AI 글로벌정책부사장도 캐나다 투자자들과 대화를 나눴다”며 “오픈AI의 최대 투자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한 다른 민간기업들의 프로젝트 참여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AI 인프라 투자 지역은 미국이다. 390억 달러에 달하는 반도체법 보조금에 오픈AI 중심의 글로벌 투자를 더해 미국의 전반적인 테크 인프라를 개선하고 AI 개발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올트먼 CEO가 일관되게 밝혀온 입장이다. 오픈AI는 블룸버그에 “미국에 추가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AI를 더욱 발전시키고 그 혜택을 널리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데 중요하다”며 “이 목표를 염두에 두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 AI 인프라 투자를 집중하겠다는 뜻에서는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국가 전략도 읽힌다. 최근 오픈AI는 미 정계 출신 인사들을 대폭 영입하며 미국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드러내고 있다. 다만 중국과도 관계가 깊은 중동 자본의 참여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의 의견이 갈린다고 한다. 블룸버그는 “오픈AI 외 타 회사들과 미국 동맹국들이 인프라 투자의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구상이지만 중동 국부펀드와 중국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는 미국의 국가 안보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최근 몇 달 동안 오픈AI는 계획된 투자에 대해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회의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