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휴전 걸림돌이었던 '필라델피 회랑 철군' 가능성 시사

현지 매체 "중재국에 휴전 2단계서 철군 방안 제시"
네타냐후 총리 밝힌 공식 입장과 달라…실현 주목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 내 필라델피 회랑을 가리키며 이스라엘군 주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스라엘 대표단이 하마스와 단계적 휴전이 합의되면 '필라델피 회랑'에서 군을 철수하겠다는 뜻을 중재국에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스라엘 정부의 공식입장과는 다른 것으로 실제 실현될 경우 양 측이 가자 휴전 합의에 한발짝 가까워질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공영방송 칸 등 이스라엘 매체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휴전 2단계에 이를 경우 필라델피 회랑에 주둔 중인 병력을 완전히 물리는 방안을 여전히 지지한다고 휴전 협상 중재국에 최근 밝혔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니아 국장은 이런 방침을 전달하려 지난 2일 네타냐후 총리의 기자회견 몇시간 전 카타르에서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타니 총리를 면담했다고 아랍의 한 외교관은 전했다.


이날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스라엘은 실제론 이같은 공식 입장과는 다른 안을 제시한 셈이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회견에서 "악의 축(이란과 대리세력)은 필라델피 회랑이 필요하다"며 "우리가 그곳에 있다는 사실을 영구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도가 나온 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스라엘 대표단이 필라델피 회랑의 이스라엘군 철군 방안을 중재국에 전달했다는 보도를 곧바로 부인하지는 않았다. 다만 "안보 내각이 휴전 2단계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필라델피 회랑에서 이스라엘군의 철군 여부는 최근 가자 전쟁 휴전 협상에서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군을 주장하지만 하마스의 완전한 격퇴 전까지는 철군이 어렵다는 게 이스라엘의 공식 입장이다. 이곳을 통해 하마스의 무기와 물자가 밀수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최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인질 6명이 지난달 31일 살해된 채 발견되면서 양측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안이라며 공개한 단계별 휴전안은 △가자지구의 모든 인구 밀집 지역에서 이스라엘군 철수(1단계) △생존 인질 전원을 교환하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전역에서 철수(2단계) △가자지구 재건과 사망한 인질 시신 송환(3단계)이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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