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리스쉬핑이 메리츠증권으로부터 3000억 원대 대출을 받아 만기가 코앞에 닥친 채무 상환에 나서기로 했다. 채무 상환에 성공하면 현 최대주주 측은 경영권을 지킬 수 있게 되지만 회사는 향후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등 재무 압박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폴라리스쉬핑의 모회사 폴라에너지앤마린(E&M)은 이날 메리츠증권으로부터 3300억 원 규모 투자확약서(LOC)를 제출 받았다. 폴라E&M은 현재 칸서스자산운용에 약 500억 원, 이니어스-NH PE에 약 2600억 원의 채무를 지고 있다. 회사가 이달 말까지 돈을 갚지 못하면 기존 이사회가 무력화되는 등 채권자들이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상태였다.
폴라E&M은 이 채무를 상환하기 위해 올 상반기 선박 4척을 팔아 1000억 원 넘는 자금을 마련했으며 자본시장을 통해 꾸준히 추가 자금 조달을 추진해왔다. 특히 올 상반기 SG프라이빗에쿼티에 3000억 원대의 영구채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투자 유치를 계획했다. 그러나 김완중 회장이 올 7월 구속되는 등 법적 리스크가 불거지며 이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고 마지막에 메리츠증권과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폴라E&M은 이번에 제출 받은 LOC를 기반으로 조만간 메리츠증권과 정식 대출 계약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대출이 성사되면 최근까지 경영권 매각을 염두에 뒀던 최대주주 김완중·한희승 회장 측은 회사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IB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메리츠증권의 특성상 이번 대출 계약서에 최대주주 지분 등 경영권은 물론 남은 선박 포함 각종 자산을 한꺼번에 담보로 잡을 가능성이 높고 금리도 기존 대비 높일 것이라는 점에서 회사는 재무 압박이 커질 것으로 봤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메리츠는 수수료를 포함해 연 10%대 중반 수준의 금리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 재무 부담에서 자유롭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