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산업은 이제 자동차나 반도체에 못지않은 수익 창출이 가능한 산업이죠. 한류가 세계를 휩쓸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우리나라의 관광산업에 힘을 불어넣을 때입니다. 해외 관광객들이 한국을 찾게 하기 위해 첫 번째로 주목해야 할 곳이 대만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의승(사진) 한국여행엑스포 조직위원회 위원장은 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에는 서울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 관광자원이 많지만 그동안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 이제는 관광 활성화를 위한 다변화가 필수”라며 이같이 말했다.
행사·전시 전문 기업 한국전시산업원이 발족한 한국여행엑스포는 내년 5월 23~26일 대만 타이베이 세계무역센터에서 제1회 행사를 진행한다. 행정고시(36회) 출신인 김 위원장은 지난해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끝으로 30여 년의 공무원 생활을 마무리하고 이번에 한국여행엑스포를 이끌게 됐다. 그는 지난해 여름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부실 운영 사태가 발생했을 때 이를 수습할 서울시 잼버리대책본부장을 맡아 대원들의 숙소 마련 및 문화 행사를 빠르게 준비해 행사 파국을 막는 역할을 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여행엑스포에서는 한국 여행에 관한 모든 정보를 한자리에서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을 방문하는 대만 관광객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124만 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이는 한국 방문 외국 관광객의 8.7%로 전체 3위”라며 “또 대만을 방문하는 관광객 1위가 한국인인데 이처럼 양 지역 간 관광 교류가 활발한 시점에 한국 관광을 더욱 알리기 위해 첫 행사를 대만에서 연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해외에서 열린 한국 관광 홍보 행사는 주로 국내 기관·기업이 해당 국가에서 특정 박람회가 열릴 때 ‘한국관’을 설치해 참여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내년 한국여행엑스포는 대만 현지에서 단독으로 한국 여행에 대한 박람회를 개최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김 위원장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제 우리도 한국의 우수한 여행 콘텐츠를 독자적인 박람회 형태로 개최할 역량을 갖췄다고 본다”며 “특히 단체 관광보다 개별 자유 여행을 선호하는 대만인 특성에 맞춰 한국여행엑스포를 진행하면 국내 지방자치단체의 지역 관광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부분 외국 관광객이 서울과 제주에만 집중되고, 또 재관광율이 높지 않다는 게 그동안 한국 관광의 한계로 꼽혀왔다. 이에 대해 그는 “서울의 일부 지역은 오버투어리즘(과도한 관광객으로 지역 주민들과 갈등을 일으키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관광지 다변화가 절실하다”면서 “일례로 경북 안동의 경우 도산서원·하회마을 외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보석 같은 관광자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각 지역들마다 좋은 관광자원이 많지만 이를 홍보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라며 “외국 관광객이 5박 6일로 서울 방문 계획을 세웠다면 이 일정 중 최소 2~3일은 다른 지역을 방문할 수 있는 여행 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정부·지자체가 지원하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 “한국을 다시 찾는 외국 관광객 비율은 평균 60%를 넘지 못하는데 지방에는 숙박시설 부족 등의 문제점이 있다”며 “요즘 지방에는 빈집이 많으니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나서서 시설 개선 지원 등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 관광산업과 관련해 일본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일본 관광산업은 반도체와 철강을 넘어 자동차에 이어 가장 많은 외화 수익을 거두는 산업으로 등극했다”며 “일본은 2012년부터 총리실 중심의 관광정책 컨트롤타워를 구축해 대도시 외 지역 관광 활성화를 적극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여행엑스포 준비에 한창인 김 위원장은 “한국 관광 활성화의 새로운 신호탄을 쏜다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며 “내년 5월 대만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제1회 한국여행엑스포’에 지자체와 기업들의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