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5일 홍명보(55) 감독의 축구 대표팀 사령탑 복귀전은 이래저래 ‘쇼크’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6위 팔레스타인(한국은 23위)과 홈에서 득점 없이 비긴 결과도 결과거니와 감독의 얼굴이 전광판에 나올 때마다 관중석에서 거센 야유가 쏟아졌다. 경기 후에는 선수가 응원단 붉은악마 쪽으로 다가가 항의하는 듯한 초유의 장면까지 나왔다. 절차를 벗어난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비난이 홍 감독의 첫 경기에 집중됐고 실망스러운 결과와 함께 비난은 증폭되는 분위기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2차전을 앞두고 7일(현지 시간) 오만 알 시브 스타디움에서 취재진을 만난 홍 감독은 “(야유에 대해서는) 당황스러운 점이 없다고는 얘기할 수 없겠다”며 “비난이야 감독이 받으면 되는 거지만 우리 선수들한테는 응원해주기를 바란다”고 부탁했다. “어차피 우리 선수들은 경기를 해야 되는 거니까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고맙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B조 최약체를 잡지 못한 뒤라 오만전에서 승리를 가져오지 못한다면 감독 경질 여론은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은 “선수들의 결속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게 내 역할이다. 선수들은 불필요하게 다른 생각하지 말고 경기에만 집중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첫 경기를 돌아보며 “솔직히 얘기하면 방법을 찾기에는 시간적으로 너무 부족했다. 다만 전반보다는 후반에 좀 좋아졌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계속 유지해서 다음 경기 준비를 해야 될 것 같다”고 밝힌 홍 감독은 “(팔레스타인전과 비교해) 변화를 좀 줘야 할 것 같다”고 말해 선발 라인업이 바뀔 수 있음을 시사했다. 오만전은 10일 오후 11시(한국 시각) 무스카트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