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국토교통부에 아파트 추가선택품목(옵션) 일괄 설치와 감리비 현실화, 가산비 제도 개선 등을 다시 요청했다고 8일 밝혔다.
SH공사는 2006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건축 공정 80% 시점 입주자를 모집하는 후분양제도를 도입한 뒤 현재까지 전 분양주택을 후분양으로 공급하고 있다. 문제는 SH공사가 건축공정 90% 시점에 후분양 할 경우 옵션 시공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SH공사 기준 건축공정 90% 시점의 공사 잔여기간은 약 4개월인데, 이 기간 동안 수분양자 선정, 자재발주기, 추가선택품목 설치에 따른 후속마감 공정 순연 등으로 인해 옵션을 시공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SH공사는 수분양자들이 시스템에어컨이나 붙박이 가구 등의 옵션을 희망하는 만큼 이들 옵션은 일괄 설치해 공급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SH공사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공공주택의 감리비 편성 기준(기본형건축비)도 조속히 현실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건설 카르텔 혁파 방안’에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주택 사업에는 적정 감리비가 지원되도록 대가 기준을 현실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H공사는 현재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는 공공주택은 공공주택 감리비 기준보다 적은 민간공사 기준 감리비를 편성 중이라며, 이에 대한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SH공사가 발주한 고덕강일3단지 건설사업관리용역(감리) 발주금액은 159억 원이나, 분양가 상한제 적용시 감리비용은 19억 원에 불과하다.
이 밖에도 공사는 ‘공동주택분양가규칙’에 따라 말뚝박기, 흙막이 등 공사비는 건설원가 항목이지만 택지 가산비 항목으로 분류돼 있다며, 이에 대한 개선도 요청했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부실시공 문제 해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후분양제가 확산돼야 하지만 잘못된 제도로 인해 소비자 친화적인 후분양제가 역차별을 받고 있다”며 “고품질 공공주택 공급과 소비자 만족도 제고를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100년 이상 사용 가능한 주택을 공급하고 도시 디자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품질이 낮은 저가 공공주택을 많이 공급하라는 ‘질보다 양’ 위주의 정책 방향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