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 차에 '연두색' 번호판은 좀"…2억짜리 BMW도 7000만원에 신고했다

■수입 법인차 차량 모델·신고가액 분석
8000만원 이상 車 중 30%는 '꼼수'
다운계약서 작성·허위 신고 등 만연
"정부 차원의 시스템 보완 이뤄져야"

8천만원 이상 신규 등록 법인 차량이 부착해야 하는 연두색 번호판.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판매된 8000만원 이상 차량 중 구매자가 법인인데도 '연두색 번호판'을 달지 않은 차가 6000대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공받은 '수입 법인차 차량 모델 및 신고 가액'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등록된 법인차 중 수입차는 4만 7242대로 집계됐다.


이중 일반소비자가격 8000만 원 이상인 차량은 1만 8898대에 이른다. 하지만 법인차량 6290대는 연두색 번호판을 달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비자 가격이 1억 원 이상인데도 8000만 원 이하에 취득한 걸로 신고된 차량은 306대에 달했다. 실제 2억 원이 넘는 BMW 'M8 쿠퍼 컴페티션'은 올 상반기 총 8대가 법인 차량으로 등록됐는데 이중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한 건 3대 뿐이다.


업계에 따르면 다운계약서 작성이나 허위 신고가 만연하다. 지난 1월부터 취득가액 8000만 원 이상인 법인차량에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는 제도가 시행되자 취득가를 거짓으로 낮춰 신고하는 '꼼수'가 줄을 잇는다고 지적이다.


김 의원 역시 "국토부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제도의 미비점을 방치했다"며 "연두색 번호판은 법인 차량이라는 익명 뒤에 숨은 모럴해저드 폐해를 막기 위한 제도인데, 국토부의 느슨한 관리로 오히려 편법 행위를 가중하는 셈이다. 정부 차원의 깊이 있는 조사와 시스템 보완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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