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개인 투자자가 보유한 국내 상장주식 755조원 중 78%를 상위 7.7%가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4조5321억원은 초·중·고등학생 세대인 8~19세가, 1조805억원은 초등학교도 입학하지 않은 ‘영유아 동학개미’가 보유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 학생들 사이에서도 주식 자산 '부의 양극화'가 벌어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9일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예탁결제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주식 자산의 격차가 가장 큰 연령대는 초·중·고등학생 세대로 나타났다. 8~19세 내국인 주식 보유자는 지난해 말 기준 58만1257명으로 총 4조5321억 원어치의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상장 주식을 소유했다. 그중 1억 원 넘게 보유한 2921명은 1인당 4억5293만 원어치를 갖고 있었다. 반면 1억 원 미만의 상장 주식을 가진 학생 14만4584명은 1인당 555만 원어치를 보유했다. 보유 금액 1억 원 기준으로 나눈 1인당 주식 자산 격차는 81.6배로,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컸다.
국내 상장 주식 투자자 간 자산 격차가 두 번째로 큰 연령대는 20대였다. 20대 중 1억 원 미만 보유자들의 1인당 주식 자산은 528만원이었는데, 1억 원 초과 보유자 1만3493명은 1인당 3억5120만 원씩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66.4배 차이가 났다.
8세 미만 미취학 아동의 1인당 주식 자산 격차도 두드러졌다. '영유아 동학개미'는 18만471명으로 총 1조805억 원을 보유했다. 이 가운데 1억 원 초과 소유자 508명은 1인당 2억9544만 원어치 국내 주식을 가졌다. 1억 원 미만의 주식을 소유한 영·유아 17만9963명은 1인당 517만 원을 가진 것으로 나타나 자산 격차는 약 57.1배로 집계됐다.
상장 주식 보유자 전체를 놓고 따져 봐도 상위 7.7%인 ‘100만 동학개미’가 보유한 상장주식 총액은 585조7940억원으로 1인당 평균 5억4337만원에 달했다. 반면 하위 92.3%인 1293만명의 동학개미는 1인당 평균 1277만원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나 ‘부자 동학개미’와 1인당 42.6배의 자산 격차가 존재했다.
이와 관련 안 의원은 "주식 자산 양극화가 심한 만큼 금융투자소득 관련 세제가 미비한 현 상황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금투세 도입을 놓고 조세저항이 심한 만큼 국내 증시 대규모 이탈 등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우려하는 것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해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