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전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친강 전 중국 외교부장이 하위직으로 강등돼 외교부 산하 출판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두 명의 전직 미국 관리를 인용, “친강이 투옥됐다거나 자살했다는 등의 소문이 있었지만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며 "그는 서류상 중국 외교부 산하 세계지식출판사의 낮은 직급에 이름이 올라 있다”고 보도했다.
강등 조치는 올해 초 이뤄졌으며, 위상이 추락하긴 했지만 극형이나 징역형 등의 처벌을 면한 것이라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중국의 ‘늑대전사(전랑) 외교’를 상징했던 친강은 시진핑 국가 주석의 총애를 받아 56세 때인 2022년 말 외교부 장관에 발탁됐고 지난해 3월에는 국무위원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하지만 6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같은 해 6월 25일 돌연 자취를 감추면서 투옥됐다거나 자살했다는 등의 루머가 빠르게 확산했다.
중국 당국은 별다른 설명 없이 지난해 7월 그의 외교부장직을, 10월에는 국무위원직을 박탈했다.
친강의 경질 이유에 대해 이 매체는 “친강이 홍콩 봉황TV 아나운서 푸샤오톈과 미국에서 혼외자를 낳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중국은 언론 검열로 고위 관리의 사생활을 보호했기 때문에 사생활 문제가 중죄로 간주되는 일이 드물었지만 시 주석이 고위층 부정부패 단속 강화를 주문한 시기에 친강의 내연녀 푸샤오톈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용기를 타고 여행을 다니거나 세계 지도자들을 만난 사진 등을 올려 문제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푸샤오톈 역시 1년 이상 공개 석상에서 사라진 상태다.
푸샤오톈은 중국 위성방송인 봉황TV에서 2014~2022년 ‘세계 지도자들과의 대화’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아베 신조 전 일본총리 등 유명인사들의 인터뷰로 유명세를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