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주도주가 정보기술(IT), 반도체 등 성장주 중심에서 바이오, 소프트웨어(SW), 방산 관련 종목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황승택(사진)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면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SW·바이오 등이 새로운 주도주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연준이 경기 침체 우려에 이달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FOMC)에서 ‘베이비컷(0.25%포인트 금리 인하)’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매출이 높은 성장주가 시장을 주도하던 분위기에서 영업이익률이 꾸준히 상승할 수 있는 업종으로 흐름이 바뀔 것이라는 설명이다. 황 센터장은 “올해 시장 데이터와 비슷한 1995년에도 금리 인하 후 주도주가 IT 등 성장주에서 헬스케어·금융 위주로 바뀌었다”며 “지난달 초부터 시작된 반도체 관련 종목 폭락장 역시 주도주가 바뀌고 있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이 이달 베이비컷을 시작으로 11·12월에도 0.25%포인트씩 총 3회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미국 경제 상황이 물가 상승보다 고용 둔화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최근 미국 고용지표가 연이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실업자 대비 빈 일자리 수도 1.2개로 줄어들고 있어 경기 침체 방어를 위해 통화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황 센터장은 “물가 상승률이 2%대를 유지하며 연준의 관심은 고용으로 옮겨갔다”며 “7월 실업률이 4.3%를 기록하고 빈 일자리 수가 감소하는 등 미국의 고용시장이 좁아지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미국 내 자발적 퇴사율이 감소해 임금 상승률도 완화되고 있어 물가는 하향 안정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경기 둔화 우려에도 연준이 ‘빅컷(0.50%포인트 금리 인하)’이 아닌 베이비컷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는 배경에는 미국 소득 상위권을 중심으로 한 소비심리 회복이 자리하고 있다. 황 센터장은 “샌프란시스코연방은행 자료에 따르면 상위 소득 20%는 2022년 2분기 이후 유동자산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이들의 소비 여력이 경기 침체 속도를 완화해 연착륙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소득 하위 80%는 2021년 4분기 이후 유동자산이 감소하고 카드대출 연체율은 가파르게 상승하는 등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소비심리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