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원양 컨테이너선사인 HMM(011200)이 2030년까지 23조 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해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을 모두 극대화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주력인 컨테이너 운송사업은 물론 벌크 및 통합 물류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 새로운 해운 동맹인 ‘프리미어 얼라이언스’와 MSC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항로 확대에도 집중하다.
HMM은 10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한 2030 중장기전략을 발표했다.
김경배 HMM 대표는 “공격적인 영업과 투자를 통해 현재 3% 수준인 해운 시장점유율을 5%까지 늘릴 것”이라며 “다만 업황에 따라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무리한 싸움을 하기보단 수익성을 강화하는 전략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HMM은 2030년까지 지난해보다 83% 급증한 15조 원의 매출을 기록한다는 목표도 밝혔다. 자산 규모도 43조 원까지 늘린다.
회사는 2030년까지 23조 50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투자 계획을 사업 부문 별로 보면 △컨테이너 사업(12조 7000억 원) △벌크 사업(5조 6000억 원) △통합 물류사업(4조 2000억 원) △친환경·디지털 강화(1조 원) 등이다.
우선 컨테이너선 확보에만 11조 원을 투자해 현재 91만 TEU(85척) 운용선대를 155만 TEU(130척)까지 확대한다. 급증하는 선복량에 맞춰 컨테이너 박스 확보에도 1조 7000억 원을 투자한다. 특히 친환경 운송에 대한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2030년까지 메탄올 추진선 등 저탄소·무탄소 선박 약 70척을 보유할 계획이다.
벌크 사업에서는 기존 645만DWT의 선대를 2030년까지 1256만DWT까지 확대한다. 이를 통해 벌크 매출 비중을 15%에서 22%까지 늘린다. 특히 탱커·건화물선 등 특정 시장에 편중되지 않는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 친환경에너지 수송사업에 선제적으로 진출하며 사업 다각화도 추진한다.
HMM은 컨테이너 서비스 네트워크 확장에 맞춰 신규 터미널 및 시설 투자에도 4조 원 넘게 쏟는다. 기존 항만 터미널 확장 및 주요 거점 항만 터미널을 추가로 확보하고 고수익 내륙 물류기지(ODCY) 사업 진출, ‘엔드투엔드’ 서비스도 제공해 종합 물류사업 진출 기반을 확고히 한다.
‘넷 제로’를 2045년으로 앞당기기 위해 2030년까지 총 투자금액의 60% 이상인 14조 4000억 원을 쏟는다. 저탄소 선대뿐 아니라 친환경 사업·설비 등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HMM은 한편 전날 새로 발표한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 MSC’ 협력체제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췄다. 회사는 원(일본), 양밍(대만) 등 기존 ‘디 얼라이언스’ 멤버와 전략적 협력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동맹에서 탈퇴한 하팍로이드(독일)는 세계 1위 선사인 MSC(스위스)와 북유럽 및 지중해 항로에서의 선복교환 협력을 통해 채운다. 이를 통해 우려와 달리 유럽노선에 대한 경쟁력이 오히려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이정엽 컨테이너사업부문장은 “디얼라이언스에서 하팍로이드의 비중은 20% 정도였다”면서 “하팍이 탈퇴한 상황에서 새 프리미어 얼라이언스의 선복량은 300만TEU로 오션 얼라이언스의 250만 TEU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HMM은 신규 협력 서비스를 통해 기존 대비 4개가 늘어난 30개의 항로를 제공한다. 이중 유럽 항로는 기존 8개(북유럽 4·지중해 4)에서 11개(북유럽 6·지중해 5)로 증가한다. 회사는 단독 운영 항로인 인도발 지중해 항로를 강화하고 인도발 북유럽 항로 및 남미동안 항로 등을 신설해 서비스 네트워크를 크게 강화할 계획이다. 그동안 한국 선사의 진출이 어려웠던 대서양 항로 참여까지 고려하는 등 글로벌 선사로서의 위상을 대폭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