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신의 계시이다" [국경복의 드림 톡(talk)]

■국경복 카이스트 겸직교수

지그문드 프로이트

‘꿈은 신의 계시(message)이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꿈을 신이 전달하는 계시로 보았다. 이 같은 사고는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동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중국에서는 꿈의 해몽을 점치는 행위와 동일하게 보았다.


이로부터 수천년이 지난 1900년, 꿈 해석에 대하여 전혀 새로운 관점이 제시된다. 지그문드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가 쓴 정신분석의 기념비적인 저작 ‘꿈의 해석’은 다음과 같은 도발적인 문구로 시작된다. “나는 이 책에서 꿈을 해석할 수 있는 심리학적 기법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이고자 한다.”


‘꿈은 억압된 소망의 충족이다.’


이같이 말한 프로이트에게 억압된 소망이란 주로 성적 욕망을 의미한다. 처음에 그는 호된 비판을 받는다. 19세기 유럽은 엄격한 도덕적 윤리가 중시되고 성(sex)에 관한 언급이 금기시 되던 시기였다. 더욱이 여성이 자신의 성적 욕망을 발설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프로이트가 사례로 든 한 부인의 꿈을 살펴보자. 어느 교양있는 부인이 꿈 속에서 제1육군 병원으로 갔다. 그리고 보초에게 말했다


“병원장님을 뵈려고 왔습니다. 내 자신이 병원에서 무언가 봉사를 하고 싶어서 그럽니다”.


그녀는 이때 ‘봉사’라는 말을 세게 발음했으므로, 그 말을 들은 보초 하사관은 ‘사랑의 봉사’를 말하는 것을 금방 깨달았다······.


선임 군의관을 만난 부인은 자기의 용건을 말했고 그는 그녀의 뜻을 금방 알아들었다. 그녀는 말했다.


“저 뿐이 아닙니다. 비엔나에 살고 있는 주부들이나 처녀들은 언제라도 기꺼이 장교건 사병이건 누구든 상관없이······”


그러자 꿈속에서 소란한 웅성거림이 일어났다. 그녀가 한 말은 사람들이 옳게 이해해 준 증거로 장교들은 이 말을 듣는 순간 당황한 듯 좀 놀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계속한다.


“우리의 결심을 이상하게 여기시겠지만, 우리는 진정으로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잠시 숨막히는 침묵이 계속되었다. 선임 군의관은 그녀의 허리에 팔을 두르며 말한다.


“부인, 사실 이렇게 말하는 김에······” (소음)


‘남자는 똑 같구나’라고 그녀는 생각하면서 남자의 팔을 풀었다. 그리고 입을 연다.


“어머나, 저는 늙은 여자입니다. 저에게 그런 일은 적당치 않습니다. 한 가지 조건을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나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나이 먹은 여자와 젊은 청년이······(소음) 아아, 망측한 일입니다.”


그녀는 병원장을 만나러 가는 철제 나선형 계단을 올라가면서 한 장교의 말소리를 듣는다.


“참으로 놀라운 결심이군. 젊었든 늙었든 그런 거야 상관있나. 대견한 여자야.”


그녀는 자기의 의무를 재빨리 완수하려는 감정으로 가득차서 수 많은 계단을 뛰어 올라간다. 이 꿈에 대한 프로이트의 해석이다. ‘결국 꿈을 꾼 여자는 장교·하사관·병사의 정욕을 채워주기 위해서 마치 애국심을 발휘하듯, 자기 몸을 바쳐도 좋다는 공상이 뚜렷해진다. 이 꿈은 확실히 망측스럽고 대담한 성적 공상의 전형이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모든 행동은 심리적인 원인에 의해서 결정되며, 그리고 그 행동은 의식적 요소보다는 무의식(unconscious)에 의해서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