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에 폭염까지…건설 일자리 또 최대폭 감소

[통계청 8월 고용동향]
7월 -8.1만명 이어 -8.4만명
전체 취업자는 12.3만명 증가
1인 자영업자, 12개월째 감소

학생들이 9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서 학생들이 구직 상담을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내수 부진이 깊어지면서 건설업 취업자 수가 두 달 연속 역대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1인 자영업자도 12개월 연속 줄어들면서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880만 1000명으로 1년 전보다 12만 3000명 늘어났다. 두 달 연속 10만 명대 증가다. 취업자 증가 폭이 10만 명을 밑돌았던 5월(8만 명)과 6월(9만 6000명)에 비해 나은 흐름을 보였지만 17만 2000명이 늘어난 7월에 비해서는 증가세가 둔화됐다.


경기 부진을 겪고 있는 건설업에서 취업자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건설업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8만 4000명 줄어 7월(-8만 1000명)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2013년 10차 산업분류 변경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건설업 고용 위축세는 4개월간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건설업황과 폭염의 영향이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7월 공사 실적을 뜻하는 건설 기성은 전월보다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 취업자가 줄면서 일용 근로자 수도 1년 전보다 10만 1000명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업 취업자도 3만 5000명 줄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내수와 밀접한 도소매업 취업자도 5만 5000명 줄어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다. 다만 정보통신업(10만 1000명)과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9만 4000명), 운수창고업(9만 4000명)은 취업자가 늘어났다.






1인 자영업자를 뜻하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6만 4000명 줄며 지난해 9월 이후 12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2017년 11월에서 2019년 1월까지 15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인 후 5년 7개월 만에 최장 기간 감소세를 나타낸 것이다. 자영업자와 무급 가족 종사자를 포함한 비임금 근로자도 6만 7000명 줄어 7개월 연속 감소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가 없음에도 쉬고 있는 사람들을 뜻하는 ‘쉬었음’ 인구는 전년 동월 대비 24만 5000명 늘어난 256만 7000명으로 8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60세 이상(15%)과 15~29세 청년층(13.8%)은 물론이고 30대(5.8%), 40대(2.6%), 50대(5.4%) 등 모든 연령에서 쉬었음 인구가 늘어났다.


청년 고용도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다. 청년 고용률은 전년 동월보다 0.3%포인트 감소한 46.7%로 4개월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청년 취업자 수 역시 14만 2000명 감소한 378만 9000명으로 집계됐다.


역대급 폭염으로 근로시간이 짧아진 것도 특징이다. 실제로 주당 평균 취업 시간은 1년 전보다 1.5시간 감소한 34.1시간으로 조사됐다.


정부 안팎에서는 내수 부진으로 고용시장의 불안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고용률이 정체되고 경제활동참가율이 하락하는 등 고용 여건이 서서히 조정되는 모습”이라며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경기 개선이 제약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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