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AI G3 도약하려면

김성태 IT부 기자

인공지능(AI)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면 프랑스 얘기를 많이 한다. 올 들어 프랑스에서 AI 분야의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사)이 연달아 탄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미스트랄AI’가 8조 원대의 몸값을 인정받은 데 이어 AI 스타트업 ‘풀사이드’도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다. 이들 기업은 우수한 인적 자원으로 유니콘으로 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풀사이드는 세계 최대 오픈소스 저장소인 ‘깃허브’의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제이슨 워너를 중심으로 설립됐고 미스트랄AI는 구글 딥마인드와 메타 출신들이 주축이다.


AI 우수 인재가 프랑스에서 사업을 벌이는 것은 정부의 적극적인 진흥 정책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018년부터 AI 연구 생태계를 본격 구축한 프랑스 정부는 최근 25억 유로(약 3조 7000억 원)를 AI 산업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AI 연구·교육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9개의 ‘AI 클러스터’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AI 인재가 몰려들고 머물 수밖에 없는 환경인 셈이다.




일본도 프랑스처럼 AI 인재를 블랙홀같이 빨아들이고 있다. 생성형 AI의 밑바탕인 ‘트랜스포머’ 논문의 공저자인 일리언 존스는 지난해 일본에서 ‘사카나AI’를 설립했고 최근 유니콘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부터 해외 인재에게 5년짜리 비자를 내주고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지원하는 등 육성 정책을 펼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 정반대다. 우수 AI 인력이 해외로 떠나고 있다. AI에 투자하려는 국내 기업들은 부족한 인력을 구하기 위해 미국 등지로 향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지난해 실시한 ‘AI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AI 기업 81.9%는 사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인력 부족’을 꼽았다. 우리나라가 AI 주요 3개국(G3)으로 도약하려면 인재 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우수 인재들이 몰려들기는커녕 애써 키운 인력들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은 곤란하다. 조만간 출범하는 국가AI위원회에서 국내 인재를 제대로 대우하고 해외 우수 인재들이 유입될 만한 실효성 있는 방안이 제시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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