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체계 '천궁-Ⅱ'가 3조 원 규모의 이라크 수출 계약을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이 성사되면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은 세 번째 해외 진출이다.
12일 중동 현지 군사 매체인 디펜스 아라빅에 따르면 이라크 국방부는 천궁-Ⅱ 8개 포대를 총 25억 달러(약 3조5000억원)에 도입하기로 하고 내주 LIG넥스원(079550) 등 한국 방산업체 측과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 매체는 카베트 무함마드 알아바시 이라크 국방장관이 한국산 방공 미사일 구매를 결정했으며 이는 이라크의 대공 방어망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보도했다. 알아바시 장관은 지난 3월 방한 기간 신원식 당시 국방장관과 회담한 뒤 천궁-Ⅱ를 생산하는 LIG넥스원 등 방산 업체 관계자를 만나 해당 무기체계 도입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궁-Ⅱ 포대는 8개 발사관을 탑재한 발사대 차량 4대와 위상배열레이더, 교전통제소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2012년부터 설계와 개발을 주도했고 LIG넥스원이 제작을 맡았다. 2018년부터 양산을 시작해 2020년 11월 초도 물량이 우리 군에 인도됐다. 현재 미사일과 통합 체계는 LIG넥스원, 레이더는 한화시스템(272210), 발사대와 차량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각각 생산한다. 탄도탄 요격을 위한 교전통제 기술, 다기능레이더의 추적 기술, 다표적 동시 교전을 위한 정밀 탐색기 등이 적용돼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응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무기로 꼽힌다. 최대 사거리 40㎞로, 위력 증강형 탄두를 탑재해 고도 20㎞ 이하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과 항공기 등을 직접 요격한다. 미사일 1발의 가격은 패트리엇 미사일의 3분의 1 수준인 약 15억원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국은 2022년 1월 UAE와 35억 달러(약 4조6500억원) 규모로 천궁Ⅱ의 첫 해외 수출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어 지난 2월 사우디에 천궁-Ⅱ 10개 포대를 수출하며 32억 달러(약 4조2500억원) 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