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친구가 도박을 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답변한 청소년 비율이 10%에 달해 본인이 실제 해봤다고 응답한 비율(1.5%)의 10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박 참여비율은 남학생이 86%로 압도적이었으며 절반은 중학생 때 도박을 처음 접했다고 답했다. 일부는 용돈을 벌기 위해 금품갈취·중고거래 사기 등을 했다고 응답해 청소년 도박이 2차 범죄로 이어지는 양상이 확인됐다.
서울경찰청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청소년 도박 및 대리입금 설문조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조사는 조사는 QR코드를 통해 교사가 조례·종례시간을 활용해 온라인 설문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총 1만685명(남학생 49%, 여학생 51%)이 참여했다.
조사에 따르면 본인이 불법 온라인 도박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전체 1만685명 중 157명(1.5%)에 불과했으나 친구·지인이 하는것을 목격했다는 청소년은 1096명(10%)에 달해 괴리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청소년 도박 참여비율은 남학생 86%이 많았으며 시작 시기는 중학교(50%)·고등학교(22%)·초등학교(15%) 순이었다. 가장 많이 하는 온라인 도박 종류는 바카라 등 온라인 불법카지노(55%)였다.
도박 참여 청소년들은 친구·지인 권유(38%), 지인이 금전적 이익을 얻는 것을 보고(30%), 인터넷 도박광고(9%)를 통해 도박에 발을 들이게 됐다고 답했다.
자금 마련 방법은 용돈 또는 부모님의 빚 변제(57%)가 가장 많았고 이어 지인간 금전거래(6%), 아르바이트(10%)가 많았으나 일부는 금품갈취·중고사기 등 불법적 방법(4%)을 이용했다고 응답해 청소년 도박이 2차 범죄로 이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도박을 계속하는 이유로는 용돈을 벌기 위해(40%)가 가장 많았지만 돈을 따는 것에 대한 쾌감(중독) (18%), 주위 친구들이 다해서(8%) 라고 응답한 비율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박으로 생긴 문제점은 △채무 압박(15%) △부모와의 갈등(10%) △정서적 위축 및 두려움(12%) △학업성적 저하(10%) △형사처벌(5%) 등으로 다양했고 도박을 그만두고 싶어하는 단절 의지도 74%로 치유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대리입금과 관련 대리입금을 직접 경험한 응답자는 전체 1만685명 중 65명, 목격한 응답자는 236명 등 직간접 경험이 2.8%로 대리입금이 어느정도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리입금을 경험한 응답자 중 지각비·수고비 등 한도를 초과하는 이자 요구(37%), 과도한 개인정보 요구(29%), 돈을 갚지 못해 폭행·협박 등 불법 추심을 당한 경우(12%)도 있다고 응답해 피해가 상당했지만 경찰에 신고한 청소년 응답자는 32%에 불과했다.
서울경찰청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맞춤형 예방교육과 중독 청소년에 대한 치유 활동을 강화한다. 또 청소년 도박근절 릴레이 챌린지 운영 기간도 1개월 연장해 10월 17일까지 운영한다.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향후 서울경찰청에서는 서울시육청·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등 유관 기관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