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딸인 패통탄 친나왓 총리가 공식 행사 자리에서 공무원 제복을 입고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보였다가 “헌법을 위반했다”는 주장과 함께 해임 요구를 받았다. 연립정권에서 배제된 친(親)군부 진영의 보복을 위한 정치 공세라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블룸버그통신과 방콕포스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태국 선거관리위원회, 국가반부패위원회(NACC)에 패통탄 총리와 그가 대표인 집권당 프아타이당을 겨냥한 조사 요청이 여러 건 제출됐다. 패통탄 총리가 헌법 윤리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해임을 요구하거나, 프아타이당에 대한 탁신 전 총리의 영향력 행사가 정당 해산 사유에 해당한다는 등의 주장을 담고 있다.
루앙끄라이 리낏와타나 전 상원의원은 패통탄 총리가 지난 7일 정부청사에서 신임 장·차관들과 단체사진을 촬영하면서 손가락 하트 모양을 만든 것을 두고 헌법에 위배되며 대중의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NACC에 조사를 요청했다.
변호사 출신 정치인 루앙끄라이는 현 연립정권에 참여했다가 최근 배제된 친군부정당 팔랑쁘라차랏당(PPRP) 소속으로, 반대 세력 정치인을 겨냥해 법적 문제를 제기해왔다. 2008년 사막 순다라벳 총리가 TV 요리프로그램에 나와 출연료를 받았다는 이유로 총리 자격을 박탈 당했을 때 루앙끄라이의 문제 제기가 시발점이 됐다. 지난해 총선에서 제1당에 오른 전진당(MFP)이 왕실모독죄 개정 추진으로 위헌 결정을 받고 해산된 과정에도 그가 관여했다.
루앙끄라이는 탁신 전 총리가 프아타이당을 지배하고 있다는 이유로 정당 해산 청원도 낸 상태다. 이에 대해 패통탄 총리는 최근 "최선을 다해 법적 문제에 대응할 것"이라며 "너무 많은 법적 문제를 제기하지 말고 동정심을 좀 가져달라"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띠톤 타나니티촛 프라자디포크연구소 민주주의혁신실장은 최근 패통탄 총리 관련 논란에 대해 "견제가 아니라 보복을 위한 것"이라며 "패통탄 총리가 현 단계에서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앞으로 상황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