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시중에 풀린 돈이 16조 원 이상 늘어나며 시중 통화량( M2)이 1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미국 등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7월 통화 및 유동성 동향’에 따르면 M2는 전월보다 0.4% 늘어난 4053조 900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이후 14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낸 것이다. 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협의통화(M1)에 MMF(머니마켓펀드),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 지표로 통상 시중에 풀린 통화량을 의미한다.
금융상품별로는 수익증권이 전월보다 10조 8000억 원 증가했다. 또 기타 통화성 상품(5조 8000억 원), 정기 예적금(5조 3000억 원) 등도 5조 원 이상 늘었다. 반면 수시입출금식 예금(-5조 9000억 원)과 2년 미만 금융채(-3조 원) 등은 감소했다.
경제주체별로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18조 9000억 원), 기타금융기관(4조 3000억 원), 기업(3조 6000억 원) 등 고루 증가세를 나타냈다. 다만, 기타부문은 2조 3000억 원 줄었다.
M2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달 통화정책 완화(피벗)에 나설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미국이 통화 긴축에서 벗어나면서 주식시장 등에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금리 인하 이전에 채권투자에 나선 수요도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 기대 강화 등의 영향으로 단기 채권형 펀드를 중심으로 수익증권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추석 연휴를 앞두고 약 3조 7000억 원의 현금이 시중에 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에 따르면 추석 연휴 전 10영업일(9월 2∼13일) 동안 금융기관에 공급한 화폐는 3조 7487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 기간 한은이 발행한 화폐는 3조 9127억 원, 한은 금고로 돌아온 화폐는 1640억 원이었다. 지난해 추석 연휴 전 10영업일과 비교했을 때 화폐 발행액과 환수액이 각각 2572억 원(6.2%), 926억 원(36.1%) 줄어 순발행액이 1645억 원(4.2%)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