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재학 중 교직원 화장실에 불법촬영 카메라를 설치하고 촬영물을 공유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10대들이 2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받았다.
13일 대전지법 형사항소 5-3부(재판장 이효선)는 성폭력범죄의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를 받는 A 씨(19)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B 씨(19)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내려졌다.
앞서 1심에서 A 씨는 징역 장기 2년 6개월에 단기 2년, B 씨는 징역 1년 6개월을 각각 선고받았다. 이번 판결로 모두 실형을 면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사회봉사 120시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시설 취업제한 5년도 같이 명령했다.
재판부는 감형 이유에 대해 “A 씨는 1심 선고 이후 성인이 돼 형을 다시 정해야 한다”며 “카메라를 설치해 장기간에 걸쳐 촬영하는 등 수법이 대담하지만 영상에 피해자들의 얼굴이 나오지 않았고 별다른 전과가 없으며 일정 금액을 형사 공탁했다”고 설명했다.
또 “B 씨의 경우 범행 가담 정도도 가볍지 않고 피해자들이 느꼈을 정신적 충격과 수치심을 고려하면 죄질이 나쁘다”며 “다만 형사 처벌 전력이 없고 당심에서 피해자들을 위해 2800만 원 상당을 공탁한 점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이들은 고등학교 3학년이던 지난해 대전의 한 학교 교실에서 여교사의 신체를 총 43차례에 걸쳐 촬영하거나 교직원 여자 화장실에 설치해 촬영한 영상을 공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학교는 이들을 퇴학 처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