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필드의 이민자들이 이웃의 반려 동물인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따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각종 허위 주장을 퍼트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뒤에는 ‘극우 음모론자’ 로라 루머가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본인 소유 골프장에서 루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루머는 나의 지지자”라며 “나는 로라를 통제하지 않는다. 로라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해야 한다. 그는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루머의 인종차별적이고 음모론적 발언들에 대해서는 “처음 듣는 일”이라며 “그가 뭐라고 말했는지 모르지만 그건 나에게 달려 있지 않다”고 답했다.
앞서 더타임스 등은 10일 실시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첫 TV 토론을 앞두고 루머가 며칠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민자가 반려 동물을 잡아먹는다는 이야기를 퍼트렸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를 토론에서 활용하도록 부추겼다고 전했다. 루머는 또한 X(옛 트위터)에서 인도계 혼혈인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백악관에 카레 냄새가 나고 백악관 연설은 콜센터를 통해 진행될 것”이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인종차별적인 독극물”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루머와 어울렸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일각에서도 루머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공화당 소속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루머에 대해 “끔찍하고 극단적으로 인종차별적”이라고 지적했다.
120만 명의 X 팔로어를 보유한 루머는 극우 단체인 ‘프로젝트 베리타스’ 등에서 활동해온 인플루언서다. 그는 9·11 테러가 미국 정부의 내부 소행이라는 등 각종 음모론을 퍼트려왔다. 근거 없는 거짓 선동으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에서는 퇴출 당한 상태다.
루머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개인적 친분을 통해 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CNN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루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전화번호를 알고 함께 여행을 다닌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 후보롤 지지한다고 말한 뒤부터 루머는 트럼프에게 음모론을 집중적으로 불어넣고 있다”고 전했다. 루머는 트럼프 전 대통령 각종 지지 행사에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