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곳곳이 최근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에 시달리며 관광세 도입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관광객이 과도하게 늘어난 일부 국가에서는 현지인들의 관광객에 대한 반감이 커지며 ‘안티투어리즘’ 긴장감까지 조성돼 여행에 유의가 필요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CNN 등에 따르면 최근 인도네시아 발리 지방정부는 향후 2년간 창구·스미냑 등 번화가 일대에 호텔·리조트·나이트클럽·비치클럽 등의 신규 건설 휴가를 중단해줄 것을 중앙정부가 요청했다. 현지 해양투자조정부가 이같은 방안에 동의해 시행 시작 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객이 붐비자 발리는 관광세를 5배 인상하는 방안 역시 고려하고 있다. 발리 지역 인민 입법위원회(DPRD)는 지난달 본회의에서 기존 15만 루피아(약 1만 3000원)던 관광세를 75만 루피아(약 6만 5000원)으로 인상할 것을 제안했다. 게데 코망 크레스나 부디 주의원은 “최근 수개월 동안 현지 규범을 지키지 않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며 “관광세를 인사하면 무질서한 관광객들로 인한 문제들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럽 역시 오버투어리즘에 시달리고 있다. 그리스는 크루즈 승객을 대상으로 한 관광세를 도입하기로 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7일 테살로니키 국제 박람회 연설에서 “크루즈 숭객의 과도한 유입을 우려하고 있다”며 관광세 부과 조치를 발표했다. 특히 그리스 대표 관광지인 산토리니와 미코노스섬을 방문하는 외국인에게는 추가 세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아울러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동시에 들어올 수 있는 크루즈선의 수를 제한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앞서 스페인에서는 반(反)관광 시위까지 벌어졌다. 7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도심에서 벌어진 대규모 지회에는 3000여 명이 참가했다. 일부 시위대는 관광객들에게 “집으로 돌아가라”며 물총을 쏘는 등 반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스페인에는 올해 7월까지 50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의 경우 5월 후지산 인근 사진 명소에 가림막을 설치하기도 했다. 그러나 관광 산업 성장을 저해한다는 비판 여론이 제기되자 현재는 가림막을 다시 철거한 상태다. 후지산이 있는 후지카와구치코마치 관계자는 지지통신에 “가림막을 철거한 지금 상태의 동향을 주시하겠다”며 “관광객 질서가 잘 유지되면 재설치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을 맞은 한국의 공항 역시 해외 여행을 가기 위한 인파가 붐비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11일 이번 추석 연휴 특별 교통 대책 기간(13~18일) 동안 약 120만 4000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추산했다. 하루 평균 20만1000명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역대 추석 연휴 최다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최고 기록은 2017년 추석 연휴에 기록한 18만 7623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