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에서 화상 기자회견하는 스타라이너 우주인들. AFP=연합뉴스
기술적인 문제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발이 묶인 미국 보잉사의 우주캡슐 'CST-100 스타라이너' 우주인들이 420㎞ 상공에서 오는 11월 대선 부재자 투표를 할 예정이다.
13일(현지시간) AP와 스푸트니크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ISS에 머무는 스타라이너 우주인 배리 부치 윌모어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11월 미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부재자 투표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420㎞ 상공에서 윌모어가 부재자 투표를 실행하면 이례적으로 우주에서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그는 미국 시민에게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쟁하는 이번 대선에 한표를 행사하라고 독려했다.
이처럼 '우주인 유권자'가 된 것은 당초 8일만 ISS 체류하려던 일정이 기술적 문제로 8개월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스타라이너는 발사 이튿날 ISS에 도킹했다. 그러나 발사 후 비행 과정에서 헬륨이 누출되고 기동용 추력기 일부가 작동되지 않는 등 문제를 노출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스타라이너 귀환 시점을 계속 미루면서 자료 수집 및 분석을 진행했고, 우주인을 태우지 않은 채 스타라이너만 지구로 귀환시키는 결정을 내렸다. 결국 스타라이너는 지난주 우주인 없이 지구로 돌아갔고, ISS에 8일만 머무를 예정이던 체류일정은 8개월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윌모어는 "우주선이 조종사를 태우지 않고 떠나는 상황을 보고 싶지 않겠지만 그것이 우리가 처한 상황"이라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