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의 신성한 망토…덴마크에서 300년 만에 브라질 돌아온 사연은

덴마크 국립박물관, 7월 투피남바 망토 반환
포르투갈 식민지 시대 유럽으로 넘어가 보관

11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퀸타 데 보아 비스타 공원에서 투피남바 원주민들이 덴마크 국립박물관이 반환한 투피남바 망토를 바라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브라질 원주민 사회에서 신성하게 여겨지는 유물 한 점이 유럽에서 300여년 만에 반환돼 화제를 모았다.


12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 G1과 AF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리우데자네이루의 브라질 국립박물관은 덴마크 국립박물관이 지난 7월 반환한 투피남바 망토를 이날부터 공개했다.


이 망토는 리우데자네이루와 상파울루 일대에 거주하는 투피남바 원주민이 중요하게 여기던 외투의 일종이다. 주술사와 추장 등이 주요 의식에 사용한 것과 유사한 형태로 알려졌다. 홍따오기 깃털을 이용해 만들었다는 이 망토는 펼치면 1.8m까지 길어진다.


G1에 따르면 이 망토는 포르투갈 식민지 시대에 유럽으로 넘어간 뒤 1689년부터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 보관돼 있다가 지난해 8월 브라질 정부와 덴마크 정부의 합의에 따라 335년 만인 지난 7월 되돌아왔다. 브라질 당국은 이 망토가 브라질로 반환된 첫 번째 투피남바 망토로, 현존하는 표본 중 나머지 10개는 모두 유럽 박물관에 있다고 설명했다.


반환 축하 행사를 위해 박물관 인근에 도착해 야영한 투피남바 한 원주민은 AFP에 "유럽인들이 마치 동물원에서처럼 (망토를) 전시 시설에 넣어 놨다"며 "우리 민족 만이 이 상징과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정부는 전 세계에 흩어진 유물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번 망토 반환은 이 같은 노력의 성과다. 투피남바 족은 현재 약 8000가구 규모로, 어업과 농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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