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북부 제2도시 하르키우를 활공폭탄으로 공격해 민간인 1명이 사망하고 42명이 부상했다고 dpa 통신 등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하르키우의 고층 주거용 건물이 활공폭탄 공격을 받아 9층과 12층 사이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호르 테레코프 하르키우 시장은 "구조대원들이 여성 시신 1구를 수습했으며, 어린이 여러 명을 포함해 42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하르키우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까지 인구 100만 명이 넘는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였다. 러시아는 전쟁 초기 이 도시 점령에 실패한 후 지속적인 폭격을 가하고 있다. 최근엔 활공폭탄 공격이 크게 증가했다.
활공폭탄은 구소련제 무기를 개조한 것으로 지상에 떨어지면 15m 넓이의 큰 구멍을 만들 정도로 파괴력이 크다. 우크라이나 방공망의 사정권 밖인 60∼70㎞ 거리에서 전투기로 투하된다. 유도 시스템과 날개를 이용해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하는 특징이 있다.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다른 지역에서도 러시아의 드론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중부와 북부, 남부 지역을 공격하는 러시아 드론 56대 중 53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키이우로 향하던 드론 약 20대가 포함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서방에 충분한 무기 지원과 장거리 미사일 사용 제한 해제를 거듭 촉구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점령한 러시아의 쿠르스크 지역으로 유엔과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를 초청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이는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시키고 러시아의 점령 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받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