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지수 알면… 아파트 가격이 보인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서초구 일대 아파트. 연합뉴스

부동산 관련 기사를 읽다보면 종종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이 경우, 관련 지수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서 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택 매매가격지수나 전세가격지수는 말 그대로 주택의 가격을 뜻하는 것이니 어렵지 않은데, 부동산 시장에는 그 외에 다양한 지수가 많기 때문이죠.


◇주택사업경기 전망지수=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발표하는 결과로, 105 이상이면 주택사업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업체의 비율이 더 높다는 것을 뜻하고, 95~105는 보합, 95 미만은 하강을 의미합니다. 이달 서울 ‘주택사업 경기전망지수’는 115.9포인트로 기준선인 100을 훌쩍 넘었습니다. 전국에서 주택사업 지수가 105 이상인 곳은 서울이 유일했죠. 서울에서의 주택사업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사업자가 많은 셈이죠. 반면 비수도권 지역의 평균 지수는 81.9로 주택사업자들은 지방의 주택사업 경기를 부정적으로 바라봤습니다. 최덕철 주산연 부연구위원은 “올해 7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물량 7만1882호 중 80%가 비수도권에 위치하고 있어 미분양 물량 해소 속도가 더디다”며 “비수도권의 아파트 가격 하락세도 지속돼 경기 전망이 부정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의 대출 규제가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쳤으나 서울은 여전히 상승 기대감에 영향을 덜 받고 있는 상황으로 해석됩니다.


◇자금조달지수=주택산업연구원이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발표하는 수치입니다. 100을 밑돌면 자금조달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업체가 더 많다는 얘기입니다. 이달 자금조달지수는 전월대비 7.3p 상승하여 85.2로 집계됐는데요. 집값은 상승하는데 정부의 대출규제 압박이 심해지면서 100을 밑돈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리나라 역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에 대한 기대감이 사업자들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전월보다는 상승한 수치를 나타냈네요.


◇입주전망지수=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발표하는 결과로, 입주 상황이 전월보다 나아질지 주택 사업자들이 전망하는 지표입니다. 기준점인 100보다 지수가 높으면 입주 경기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우세함을 뜻합니다. 이달 서울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 정책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 인상 등에도 불구하고 기준선인 100보다 높은 102.8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인천과 경기, 5대 광역시는 모두 100을 밑돌았다. 대출을 옥죄어도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심리는 잡히지 않아 양극화만 커지는 양상입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수도권 지역 중 서울만 100을 넘긴 것에 대해서 “자금조달 상황이 악화돼도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이달 서울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올해 상반기 평균인 93.3에 비해서도 약 10포인트 가량 높은 수준입니다.


◇매수우위지수=KB부동산이 조사해 발표하는 아파트 시장 관련 심리 지수입니다. 매수우위지수는 0~200 범위로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매수자가 많다’를 의미합니다. 반대로 100 미만이면 시장에 ‘매도자가 많다’를 의미합니다. 이달 9일 발표된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지난주 61.5보다 하락한 57.8로 확인됐습니다. 인천(42.9)을 제외한 5개 광역시에서는 울산(44.1)이 가장 높지만 50을 밑돌고 있습니다. 이는 아파트 시장에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다는 의미인데요. 전국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정부의 대출한도 축소 등 규제로 시장에 참여하는 매수자가 매도자보다 적다는 상황을 나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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