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식중독 하면 더운 여름철에 많이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가을철 식중독 환자 수도 만만치 않다.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하지만 기온이 오르는 낮에 음식을 상온에 오래 두거나 개인 위생을 소홀히 하기 쉽다. 특히 수많은 음식을 조리하는 추석 명절이 올해는 초가을에 있는 탓에 식중독 예방에 각별히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명절 식재료를 구매할 때 육류·어패류를 맨 마지막에 사서 신선도를 유지하는 등 노력을 당부한다.
17일 식약처의 설명을 종합하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가을철 식중독 발생 건수는 총 309건, 환자 수는 5976명이다. 주요 원인으로는 살모넬라균에 감염된 것이 48건으로 가장 많았고, 병원성 대장균과 클로스트리듐 퍼프린젠스가 각각 43건, 21건으로 뒤를 이었다.
살모넬라균 등 식중독균에 오염된 음식은 냄새나 맛의 변화가 없기 때문에 오염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위생 관리, 끓여 먹기, 익혀 먹기 등 예방 수칙 준수가 가장 중요하다고 식약처는 당부하고 있다.
특히 음식 구매가 많은 명절 식재료를 구매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식약처는 밀가루·식용유 등 냉장이 필요 없는 식품을 먼저 구매하고, 과일·채소 등 농산물, 햄·어묵 등 냉장·냉동이 필요한 가공식품, 육류·어패류 순으로 사야 한다고 당부했다. 식재료 장보기는 가급적 1시간 안에 마무리해야 하고, 식중독 예방을 위해 냉장·냉동 식품, 육류·어패류 등은 아이스박스를 이용해 운반해야 한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식품을 구매할 때는 외관과 포장 상태를 살펴보고 소비기한·보관방법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구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선물용으로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할 때는 건강기능식품임을 나타내는 도안이나 문구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리 음식을 온라인에서 구매할 때는 냉장·냉동 온도를 유지해 배송되는 제품을 선택하고, 먹을 때는 반드시 다시 가열해야 한다. 살모넬라균, 병원성 대장균은 가열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으므로 육류·가금류는 중심 온도 75℃에서 1분 이상 익혀 섭취해야 한다. 가열·조리 없이 먹는 채소류의 경우에는 염소 소독제에 5분간 담근 후 수돗물로 3회 이상 충분히 세척해야 한다. 세척·절단 등 전처리 과정을 마친 식재료를 상온에 오래 보관하면 미생물이 쉽게 증식할 수 있어 바로 섭취하는 게 좋다. 칼·도마 등 조리도구는 육류·생선·채소·과일 등 식재료마다 구분해 사용하고, 조리된 음식은 2시간 이내 섭취해야 한다.
특히 추석 명절에 먹으려고 만들었던 음식들은 남기지 않는 게 최선이다. 특히 올해는 추석연휴 내내 늦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있는 만큼 더 주의해야 한다. 식약처는 “추석 명절까지 무더위가 이어질 수 있다는 기상예보에 따라 명절 음식은 가급적 빨리 섭취하고, 냉장 보관해야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고 전했다.